기사제목 [길위에서] 신이 자연을 통해 전해주는 메시지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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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서] 신이 자연을 통해 전해주는 메시지는 희망!

네팔 | 히말라야(마차푸차레)
기사입력 2018.03.0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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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 히말라야(마차푸차레)
글·사진 이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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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은 중국과 인도 사이의 히말라야 산맥 남쪽에 위치한 내륙 국가이다. 국토의 총면적(147,181㎢)은 남한의 약 1.5배이고 ‘카트만두(Katmandu)’를 수도로 두고 있으나, 네팔을 찾는 외국인들에겐 수도만큼 유명한 지역이 히말라야로 가기 위한 관문 ‘포카라(Pokhara)’이다. 포카라는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져 있는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다. 안나푸르나, 마나슬루 등 히말라야의 고봉이 위치해 있어 이들을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손꼽히며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모은다.

아름다워서 정복되지 않는 산 ‘마차푸차레’ 
 
 
오르지 못할 산은 없지만 오르지 못할 이유는 있다.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K2 등 아무리 높고 험준한 산이라 해도 인간은 끝없이 도전해 산 정상에 기여이 깃발을 꽂고 만다.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이상 그들의 도전과 그 의미를 다 헤아리긴 어렵겠지만 인간은 그렇게 자연을 달래거나 타협하며 흔적을 남겨왔다.

그런데 때론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는 산도 있다. 히말라야의 ‘마차푸차레’ 산이다. 이유는 높아서도, 험준해서도 아니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네팔 사람들이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산, 마차푸차레 (6993m)는 공식적으로는 미답봉이다. 같은 히말라야 산맥에 솟아있는 고봉 에베레스트(8,848m), 안나푸르나 (8,091m), 마나슬루(7,835m) 보다도 훨씬 낮은 봉우리인데도 네팔 정부가 유일하게 입산을 금지하고 있는 곳이다. 힌두교도들에게 가장 추앙받는 신 시바와 부인 파르바티가 살았다고 믿기 때문이라는데, 보는 장소에 따라 봉우리 모양 다르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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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터호른(스위스), 아마다블람(네팔)과 함께 세계 3대 미봉으로 꼽히기도 하는데 봉우리 형상이 마치 물고기의 꼬리처럼 끝이 갈라져있어 ‘피쉬테일(Fish Tail)’이란 별명도 붙어 있다. 어차피 못 오를 산이지만 그 모습이 보고 싶어 카트만두를 거쳐 포카라로 향했다. 

‘바람의 말’을 타고 세상에 번지는 소원

10시간의 비행 끝에 내린 카트만두에서 다시 경비행기로 갈아타고 도착한 포카라. 진짜 여행은 여기에서부터 시작일까. 구불구불한 벼랑길을 곡예운전하듯 미끄러져가는 차량에 몸을 싣고 가슴을 졸이며 한참을 달려야 겨우 트레킹 출발점에 도달할 수 있다. 히말라야 산맥의 트레킹 코스는 무려 50여개나 된다. 그 중 어
느 곳쯤인지 가늠도 되지 않는 곳에서 차를 내려 시작된 나의 트레킹은 산너머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신이 사는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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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를 찾는 관광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바람의 말(馬)’이다. 네팔어로 ‘타루쵸’라 부르는 이 깃발은 오색(파랑-흰색-빨 강-녹색-노랑) 천을 엮어 만든 줄로 건강과 안전, 행복 등을 기원하는 소원 깃발이다. 네팔 사람들은 그들의 소원이 바람의 말을 타고 온 세상에 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타루쵸를 엮어 지붕, 나무 등에 걸어둔다. 히말라야 산맥의 아름다운 봉우리들만이 아니라 곳곳에 걸려 바람에 펄럭이는 오색 깃발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한결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희망이 간절해서 슬픔도 깊은 곳

국적과 문화를 불문하고 사람들은 저마다 깃발, 리본, 손수건 등에 소원을 담아 희망이 간절한 곳에 걸어둔다. 우리의 세월호 리본이나 임직각 소원리본처럼, 히말라야 곳곳에 걸린 이 소원깃발들은 어떤 희망을 그토록 간절히 빌고 있을까.

아쉽게도 희망이 간절한 곳일수록 슬픔은 깊다. 지난 네팔 대지진(2015년 4 월 25일 포카라에서 동쪽으로 68Km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대지진)이 보여주듯 사실상 이 아름다운 히말라야는 끊임없는 지진의 위험 속에서 숨쉬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은 인도-호주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만들어진 지형으로,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진대에 놓여 있다.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될 만큼 아름다운 봉우리들이 관광객을 끌어모으지만, 때로는 예기치못한 지진으로 크고 작은 희생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바람에 소원을 날려보내듯 휘날리는 타루쵸를 바라보니 마음이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타루쵸 너머로는 그토록 보고 싶던 마차푸차레, 안나푸르나 등의 봉우리들이 바라다보인다. 이 아름다움을 보고자 무작정 달려왔지만 히말라야가 품은 사연을 가까이에서 보니 말문이 멎기도 한다. 자연의 위용 앞에서 우리는 때로 자신의 무력함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연은 또한 우리에게 그것을 극복할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기도 한다. 그게 바로 신이 자연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아닐까. ‘신이 사는 곳’ 마차푸차레가 각별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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