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창준 정경아카데미]"통일환경 조성은 바로 시민들의 몫"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김창준 정경아카데미]"통일환경 조성은 바로 시민들의 몫"

원 코리아 리더
기사입력 2018.02.23 15:4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005.jpg▲ 김창준 김창준정경아카데미 이사장
 
“두 번 다시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사람은 삼일 굶으면 변합니다. 눈 앞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면 상황은 돌변하게 돼 있습니다. 전쟁이란 그런 것입니다. 그걸 직접 경험한 세대들은 압니다. 저도 보았습니다.” 

김창준 (사)김창준정경아카데미 이사장은 식민·해방과 전쟁을 경험한 세대로서 참혹한 전쟁의 참극을 재연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미 연방 하원의원(3선)을 지내고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바 시의원·시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미국 보수층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공화당 소속으로 오랫동안 정치를 해왔으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만은 상대적으로 온건적인 견해를 토로했다. 지금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위기의 유일한 해법은 전쟁 없는 평화적 통일뿐이라는 것이다.

22살에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50여 년을 지내며 미국 주류사회에서 오랜 정치 인생을 살았으나 지난 2012년에 한국에 돌아와 자신의 이름을 건 김창준 정경아카데미를 설립하고 후배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자신의 모든 정치·사회 기반이 미국에 있는데 돌연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를 묻자 김 이사장은 짧게 답했다. “조국이란 게 무섭더라.”

김 이사장에게 조국의 의미는 무엇일까. 미국 정치인으로서 파악하는 한반도의 위기 상황과 그 해결을 위한 방안을 듣기 위해 그를 만났다.

인터뷰·글 허경은


“우리 정치·사회에 ‘용서’의 자세 필요”

- 오랜 미국생활을 뒤로 하고 한국에서 정경아카데미를 설립하였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한국은 식민, 전쟁, 분단 등의 비참한 과거를 관통하며 미국의 민주주의를 들여와 지금까지 성장해왔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치는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한국인 중 미국에서 의원을 지낸 사람은 저 하나뿐이니, 이론보다는 미국 정치와 주류사회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후대에게 전해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 생각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정식 학위 과정인 대학원대학교로의 승격 준비도 하고있습니다.”      

- 우리 사회에 접목할 수 있는 미국의 정치·사회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인가.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자 기독교 정신으로 탄생한 국가입니다. 이민자의 나라이기에 뭔가 미국만의 색깔이 없고 무질서한 듯 보이지만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노력한만큼 성공할 수 있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기독교는 곧 ‘용서’입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로 기록된 한국계 조승희 학생의 2007년 버지니아공대 참사를 기억하시나요? 한국 정부는 물론 교민들도 대신 사과에 나섰지만 미국에서 ‘조승희는 우리 국민이고 우리의 책임이다’며 더이상 사과하지 말라고 전했죠. 이후 시민들이 촛불을 켜고 추모식을 할 때에도 희생자들 사진 옆으로 나란히 조승희의 사진도 붙여 놓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죠. 내 자식의 목숨을 앗아간 가해자 사진을 함께 놓고 추모 한다니요. 그런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더군요. 그게 미국입니다. 한국의 정치, 지금의 남북 관계 등에 있어 지금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006.jpg
 
“한국 다음으로 한반도통일 가장 원하는 나라는 미국"

-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남북 관계와 관련해서 한미동맹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재미동포로서 한국 사회와 한미동맹에 대한 인식은 우리와 많이 다를 것 같다.

“미국이 바라보는 대한민국은 그 자체가 프라이드입니다. 미국이 수많은 국가들을 원조하고 도와줬는데, 한국만큼 도움을 받다가 세계를 돕는 나라로 발전한 국가가 없습니다. 자신들의 도움이 헛되지 않았고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 산 증거가 바로 대한민국인 것입니다.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미국 내 동포들의 위상도 같이 올라갔습니다. 한국계는 미국 사회에서 노력하고 경쟁하며 잘 정착했고 범죄율도 낮습니다. 한마디로 미국은 한국을 좋아합니다. 다만 지금 골치아픈 게 북한인 것이죠. 미국은 북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한국이 통일을 이뤄 한국식 정치로 평화롭게 지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한국 내에서 이토록 반미 목소리가 강할까요? 통일이 된 후에도 한국을 도울 나라는 미국일텐데 말이죠.”    

- 한반도 통일이 미국에 가져다 줄 이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통일 이후 한미 관계를 전망한다면?

“한반도 분단은 우리뿐 아니라 미국의 국방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전 세계 국방비 상위 10개 국가 중 미국이 1위인데 나머지 9 개 국가들의 예산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큽니다. 우리가 통일이 되어 전쟁 위험이 없어지고 평화가 유지된다면 미국의 국방비 예산도 절약되는 것이죠. 통일 이후에도 남북이 바로 합쳐지긴 어렵고 일정 기간동안 북한 지역 재건, 시민 교육, 제도 정착 등의 시간이 필요할텐데, 그 때에도 우리는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가장 큰 지원국은 어디가 될까요? 미국입니다.”      

-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긴장이 다소 완화되는 듯싶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미국의 대북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는가.

“미국의 대북정책 및 북미관계에 올림픽이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봅니다. 이번 같은 정치적 스포츠는 최초의 일입니다. 북한의 급작스런 태도 변화, 어떤 초이스도 할 수 없는 암담한 현실에 놓인 한국, 전쟁 가능성을 거론하며 주한 미국시민 수송전략을 고민하는 미국. 지금 이 상황에서 오직 한국인만이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국방력은 북한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다만 주저하는 이유가 있다면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 때문인 것입니다. 최후의 수단에 군사옵션을 두고 마지막으로 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염원 없이는 평화적 통일 불가능”

- 전쟁을 치르지 않고 평화적으로 통일할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있는가.

"간혹 독일의 사례와 비교하는데, 독일과 우리는 너무도 다른 상황입니다. 그들은 우리처럼 민족간에 6·25, 1·4후퇴 등 총을 겨눈 처참한 비극을 겪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통일과정이 독일처럼 될 수는 없습니다. 역사는 베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우리대로의 해결책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미국이 북한에 무력 행사를 한다고 해도 우리는 미국을 막을 수 없습니다. 북한이 한국이 아니라 미국을 치겠다고 해서 선제타격을 하겠다는 건데, 우리가 반대할 명분이 있나요? 우리는 더이상 맞지도 않는 독일 포뮬라(공식:公式)를 기대해서도 안되고 막연히 눈치만 보고 있어도 안됩니다. 적극적으로 주도해 통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합니다.”

- 개인적으로 구상해 보는 통일 로드맵이 있다면?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유엔이 나서야 합니다. 유엔이 한반도통일 문제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당사국인 우리가 특별히 신청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중국도 북한 문제에 피로를 느끼고 러시아도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사국으로서 리더십을 갖고 정식으로 이 문제를 유엔에 제기하고 이를 통해 통일 문제를 주도한 후 가장 평화적 방법인 선거를 통해 원코리아를 실현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만 좋아지는 통일이 아니라 그로 말미암아 국제사회에 어떤 구체적인 이점이 있는지를 알려 그들의 호응을 얻어야 합니다. 그런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한국 시민들입니다. 이런 로드맵을 실행하기에 앞서 한국인들이 통일을 염원하고 있음이 여론조사 등의 방법을 통해 증명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통일의 제도적 절차는 당연히 정부가 나서서 하게 되겠지만, 그 환경을 조성하는 건 바로 시민들의 몫입니다.”   
<저작권자ⓒ코리안드림 & www.kdtimes.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