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사데스크] 단절된 민족적 열망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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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데스크] 단절된 민족적 열망의 회복

기사입력 2017.10.0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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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위기 고조와 맞물려 주변국의 행보가 이전과 사뭇 다르다. 마치 해방 전후 한반도의 상황처럼 먹구름이 우리에게 몰려오는 듯하다. 이 위기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우방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비전 제시·추진하는 주변국들

우선 일본의 정치 지형 변화를 눈여겨보자. 지난 10월 22일 총선에서 북핵위협 강조와 아베노믹스를 비전으로 내세운 아베의 자민당이 465석 중 284석을 얻으면서 압승했다. 이제 일본은 평화헌법 제9조의 개정을 통해 전쟁 가능한 국가로 변모해 갈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인의 시각으로 보면 역사속의 국가적 ‘영광’과 민족적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시진핑의 중국은 제 19차 당대회를 통해 ‘신 시대’를 36차례 강조하고 ‘새 중국 꿈’을 제시했다. 그리고 2050년까지 세계 일류 군대를 만들고 일등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다시 위대한 미국’을 외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반도 위기를 자국의 위기로 인식하며 독자적 안보노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의 프리즘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난 우리의 현대사에서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와 민주주의 실현에 대한 열망은 이념 대립 속에 독특한 프리즘을 형성했다. 70년대까지 학생운동이 주로 민중중심의 반독재 및 민주화 투쟁이었다면 80년대 학생운동은 남과 북을 적이 아닌 한 나라로 간주하고 이념적 갈등 속에서 반미 자유화를 앞세우며 민족중심의 한반도 통일을 하자는 투쟁이었다. 그리고 젊은 학생들은 투쟁과정에서 노동자를 대변하고 현실을 고뇌하면서도 나라의 장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했다. 물론 90년대 초부터는 학생 운동의 양상이 눈에 띠게 변해 갔다. 학생운동은 탈이념과 비판적 사회참여로 점차 변모했다.

그런 경향은 문화계에서도 나타났다. 문화대통령이라 불렸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발해를 꿈꾸며’라는 노래로 통일의 열망을 표현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그 같은 젊은 세대의 열망과 열정은 얼마 가지 않아 좌초됐다. 
1997년 국가부도로 인해 잃어버린 10년을 겪으면서 갈등은 점차 커졌고 결국 N포세대의 등장과 ‘자살 선진국’과 ‘근로시간 최장국’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이처럼 준비되지 않은 광복, 대립 그리고 한국전쟁은 우리사회가 민주주의 정신에 투철할 수 없는 원인이 되었고 잘 살고자 하는 열망마저도 담합과 편법을 묵인함으로써 공정한 경쟁 기회와 균등한 환경의 조성을 어렵게 했다. 우리가 지금 100여 년 전 국권 상실의 시대를 뒤돌아 보아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3·1운동, 새 국가 건설 열망 표출

우리의 선대들은 일제통치하의 절망적 상황에서도 자주독립을 넘어 천부의 인권과 자유가 보장되고 세계 앞에 평화를 수범(垂範)하는 ‘새로운 국가건설’을 꿈꾸었다. 반만년 역사의 권위에 의지하여 인류의 보편적 양심에 바탕을 두고 우리민족의 정신적 정체성을 근본으로 도덕적 권위를 갖춘 국가건설의 설계도를 세계 만방에 제시했다. 아쉽게도 그 민족적 포부는 준비되지 못한 광복과 분단으로 단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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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운동은 3·1운동의 연장

정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도 벌써부터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가 한창이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으면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지금은 잊혀진 이상 국가 건설의 열망을 되살리는 일이다.

그것은 우리의 건국이념이면서 반만년 동안 지켜온 민족의 정체성이었고 오늘날엔 분단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역량으로서도 절실한 명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새롭게 확인해야 할 것은 100년전 3·1운동과 오늘의 통일운동은 같은 맥락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100년간 단절된 그 열망을 계승하여 새로운 통일 국가를 실현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역사 통찰력과 비전 갖춘 리더십 중요

위기의 시대일수록 역사 통찰력과 도덕적이고 혁신적인 리더십이 중요하다. 시진핑이 등소평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기반도 중국역사에 대한 그의 확고한 자부심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중국이 황하양쯔강 문명의 발상국으로서 재도약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지향해야 방향성은 물론 나라안의 다양한 민족을 통합하기 위해 국가 정체성에 기초한 비전도 제시했다. 아베의 리더십이 존중받는 것도 제국시대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비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또한 신 국수주의의 논란을 받으면서까지도 글로벌 경제위기로 지쳐버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평화도 방향성이 설정돼야 구체적 실천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북한으로부터는 외면당하고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도 엇박자를 내며 분단이후 최대 위기를 맞는 국가의 정책을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국민들이 국가의 방향성을 알고 싶어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선대의 건국 열망을 실현하자

촛불 민심이 드러난 지 일년이 지났다. 갈라진 민심의 통합이 절실한 때이다. 한반도 위기 고조 속에 적폐청산과 평화 기조만으로는 통일한반도의 비전으로서 미흡하다. 한반도 위기 해법은 휴전 상태 그대로의 분단 고착화가 아니라 평화통일뿐이다.

정부가 3·1 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지금부터 서둘러 착수해야 할 것은 선대가 꿈꾸었던 건국 열망을 되세우고 통일 이후의 대한민국이 어떠한 나라로 거듭날 것인가에 대해 국론을 모으고 합의를 이끌어 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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