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문화적 삶] “진정한 배려는 상대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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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삶] “진정한 배려는 상대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기사입력 2017.07.0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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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대한민국에서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

“최소한의 기본적 권리조차 보장되지 않는 현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지난 6월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 모인 장애인들이 들어올렸던 플랜카드에 적힌 문구다. 이들은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며 500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재판 부에 제출했다.

이들 장애인들은 자신들이 이처럼 집단행위를 하는 이유는 교통약자 이동의 권리 보호를위한 저상버스 도입, 휠체어 승강설비 설치 등 실질적 개선 방안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교통약 자 이동 편의 증진법에는 모든 국민은 교통 수단을 이용할 권리가 있고 그 책임은 국가가 져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교통약자는 그 권리를 누리기 어렵고 국가는 그에 대한 책임을 소홀이 하는 게 선진국 문턱에 이른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물론 도로 위 저상버스나 지하철 내 휠체어 리프트 등은 과거에 비해 많이 운용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숫자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고 이미 설치된 것도 작동하지 않거나 혼자 이용하기 어려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사용할수 있는 경우도 흔하다.

KakaoTalk_20170627_204208980.jpg▲ 지난 6월 27일 지하철 충무로역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역무원의 보호를 받으며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해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통일 후 대폭 증가할 ‘장애 인구’

지난 2014년 UN장애인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 정부에 장애인 복지 시스템 정비를 권고한 바 있다. 유엔의 권유 내용은 인권에 기반한 장애 판정시스템 재검토,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제고 캠페인 강화, 대중교통 및 건축물 접근권 개선 등 총 66개 항목이었다.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 관련 부처에서 이에 대한 실천 계획을 발표했으나 실행은 부진하다. 예산도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니 장애인 이동권이 쉽게 증진될 리가 없다. 또다른 우려사항도 떠오른다. 통일 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장애인구의 증가’ 문제다.

많은 탈북자들이 이를 걱정한다. 걱정의 근거는 북한주민의 열악한 생존 실상이다. 
한 탈북자는 “사실상 북한주민 대부분이 장애를 안고 살아간다”고 말했다. 고위 관직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노동강도가 심하고, 사고나 질병에 대한 보호나 적절한 치료도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미 이동의 자유가 없는 체제에서 살아 온 북한 주민들은, 통일이 되어 자유를 얻는다 하더라도 ‘장애’라는 또 다른 벽에 부딪힐 수 있다는 얘기다.

“나는 과연 장애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만이 해결책일까. UN장애인권리위원회의 권고 사항 중 특히 눈에 띄는 항목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제고 캠페인 강화’이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올바르게 정립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국내 저상버스 도입률은 전국평균 고작 20%에 불과하다. 
휠체어 이용자의 버스 접근이 그만큼 어렵다. 저상버스를 실제로 이용하는 장애인을 본 적이 별로 없다. 저상버스를 이용 할 때 승객들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장애인도 있다. 빨리빨리 문화가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심지어 출퇴근 러시아워 때 휠체어 이용자가 저상버스 승차를 시도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는 시설 확충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임을 시사한다.

고등학생 때 눈을 가리고 횡단보도를 건너 물건 사오기, 휠체어 타고 건물 2층 올라가기 등의 장애체험을 해 본 적이 있다. 한 건물에 들어서니 엘리베이터가 없어 주변 사람들 4명이 내가 탄 휠체어를 앞뒤로 붙잡고 들어올려주어 가까스로 계단을 오를 수 있었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옆에서 끙끙거리며 땀 흘리는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했고, 혹시나 놓쳐 뒤로 넘어갈까 불안했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 장애체험을 지도한 강사는 “사람들은 흔히 ‘장애인을 도와주면 고마워 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들은 미안함과 불편함을 더 크게 느낀다. 결국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없고 주변인에게 폐를 끼친다는 마음에 밖으로 더 나오지 않게 된다.”고 했었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별도로 분리돼서 보호를 받거나 혹은 지나친 친절과 도움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혼자의 힘으로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일상의 삶 아닐까.

배려, ‘열심히’ 말고 ‘잘’ 해야

“열심히 하지 말고 잘 해라”… 학교, 직장 등에서 자주 듣는 말이지만, 배려의 문화에도 적용해볼 만 하다. ‘사자와 얼룩말’ 우화가 이를 잘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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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얼룩말이 사랑에 빠졌다. 사자는 초원을 열심히 뛰어다니며 가장 신선한 고기를 잡아다 주고, 얼룩말은 초원의 풀을 푸짐하게 뜯어다 매일 사자에게 가져다 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둘은 야위어갔고 결국 이별을 결심하고, 헤어지며 같은 말을 했다. ‘난 최선을 다했어’…’’

이들은 배려를 잘 한 게 아니라 각자의 기준에서 열심히 했을 뿐이다. 배려도, 사랑도, 서로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에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는 커녕 상처와 피해만 입힌 결과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사회적 약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배려해 왔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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