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사데스크] 지도자의 결단과 국민 합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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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데스크] 지도자의 결단과 국민 합의의 힘

기사입력 2017.07.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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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의 시대일수록 새로운 비전에 대한 대중의 갈망은 리더십과 어쩔 수 없이 부딧치게 마련이다. 체제화된 기존의 질서 속에서 굳어진 대중의 집단의식은 새 시대의 정치 및 사회적 압박에 따라 안정과 변화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는 태극기와 촛불이 그 숭고한 가치를 상실하고 보수와 진보의 맹목적 상징물로 전락한 상황을 보았다.

전환의 시대를 맞은 우리 사회의 기류가 그만큼 혼미하다는 의미이다. “역사는 퇴보하는 듯하면서도 결국 발전해왔다”는 이탈리아 철학자 G 비코(1668~1744)의 해석처럼 과연 우리 사회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왕조국가 조선은 건국 초기에 편찬한 ‘경국대전’을 국정운영의 전범(典範)으로 삼아 절대왕권의 전횡을 견제하고 민본정치의 이상을 지향했다. 미국은 독립전쟁을 통해 봉건주의를 종식시키고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 수호를 이상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의 표본 국가를 세웠다. 대전환 시대에 리더들의 결단과 국민의 합의가 만들어 낸 결과이다.

中 이념지형 이룬 두 여인

홍콩반환 20주년을 맞는 중국도 격동의 근현대사 전개 과정에서 그런 변화를 겪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 변화의 중심에 특이하게도 두 여성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삼민주의(三民主義)를 내세우며 중국의 근대혁명을 이끌었던 쑨원 (孫文, 1866~1925) 의 친구이자 혁명 동지인 쏭지아슈(宋嘉, 송가수)의 두 딸, 쏭메이링(宋美, 송미령)와 쏭칭링(宋, 송경령)이 그 주인공들이다. 그들의 삶은 청의 멸망 후 13억 중국의 정치판도를 갈랐다.

미국 웨슬리(Wesley)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서구적 가치관을 형성한 쏭메이링은 중일전쟁의 승리를 위해 미국을 직접 설득하여 도움을 얻어냈고 공산당을 반대하였던 국민당 장제스(蔣介石, 1887-1975)의 부인이 되어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만의 국모로서 추앙받으며 살다 갔다.

장제스는 김구의 상해임시정부를 지지하고 도왔을 뿐만 아니라 카이로 회담에서 한국 독립안을 통과시키는데도 일조했다. 장제스와 쏭메이링은 대한민국건국훈장을 수여받았을 정도로 우리나라에는 각별하다.

중국의 잔다르크로 불리는 쏭칭링은 26세 연상인 국부(國父) 쑨원과 결혼하여 그의 사상을 계승하고 모택동 통치 시절 부주석을 역임하는 등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존경받는 삶을 살았다. 두 여성이 밟았던 삶의 궤적이 상징하듯이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를 모두 체제 속에 포용하려 했던 삼민주의 정신이 두 갈래로 갈라져 형성된 것이 오늘날 중국의 이념지형이다.

이념따라 갈라진 민심

이들 자매의 삶은 각각 이념의 한 편씩에서 숭모(崇募)의 대상이었으나 결국 다수의 민심은 쏭칭링에게 쏠렸다.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며 공산당 토벌에 진력했으나 민심을 얻지 못하고 결국 공산당에게 패해 대만으로 쫓겨 간 쏭메이링의 남편 장제스와는 달리 모택동은 국부 쑨원의 부인 쏭칭링을 부주석으로 앉힘으로써 상징적으로나마 삼민주의의 정통성을 계승했음을 보여줬다. 모택동은 이와 함께 장병들에게는 ‘3대 규율(三大規律)’과 ‘8항주의(八項注意)’를 행동지침으로 내려 주었고 사익을 취하지 않으며 약자를 보호하고 포로도 학대하지 말 것을 수칙으로 내렸다. 그것이 신중화제국을 꿈꾸었던 중국의 근본 가치이다.

통합·화해의 올곧은 리더십

한반도의 최고조 긴장 속에 새 정부가 출범한 지 2개월이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통합을 위해 소통과 협치를 국정 지표로 내세웠다. 그 실현 방안의 하나로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구성하겠다는 공약의 실천 의지도 엿보인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은 자신이 만든 국정운영 청사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며 그것의 의미를 설득하려는 단계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다.

아마도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곧바로 정국을 안정시키기에는 집권준비 기간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일 수는 있다. 
문제는 우리의 현실이 전쟁발발의 위기 가운데 영구분단이냐 아니면 통일이냐의 기로에 서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외면하기에는 빈부격차와 계층간 갈등의 골이 계속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총체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통일을 뛰어 넘는 비전과 더불어 통합과 화합의 올곧은 리더십이 절실하다.

냉전 프레임 버리고 배려·포용의 시대 열기를

나는 여성 리더십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다시 한번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기 위해 가장 긴요한 인적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UN이 발표하는 여성권한척도(GEM)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2014년 70개국 중 63위이다. 그 만큼 우리나라는 여성이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토양이 척박하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내각에 여성을 기용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의도는 일단 긍정적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용서와 화해를 강조하면서도 적패청산의 잣대 또한 들이대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해석에 따라서는 그 본심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우리에게는 이념으로서의 공산주의나 민주주의가 절실한 삶의 잣대가 아니다. 이제는 냉전의 프레임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자유와 인권이 보편적으로 실현되는 국가, 배려와 포용의 따듯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정진해야 한다. 중국의 현대 정치사에 끼친 쏭칭링과 쏭메이링의 삶을 감안해 보면 그들의 리더십은 각자의 이념을 실현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가정은 해체되었고 국가는 분열되었다. 금번 내각에 들어간 여성 지도자들은 우리 사회가 이념에 메이지 않고 모성(母性)의 본질인 배려와 화해로 통일의 시대를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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