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이연숙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주민자치 참여는 민주주의 실현의 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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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숙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주민자치 참여는 민주주의 실현의 초석"

코리안드리머
기사입력 2017.06.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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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jpg▲ 이연숙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총재
  
주민자치는 지역현안의 해결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가장 기초적인 민주주의 제도인 주민자치의 성공적 실시는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주민이 지역의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행사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제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각 지역마다 환경이 다른데다 주민들의 요구와 기대도 제 각각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에 출범한 ‘한국주민자치중앙회’(총재 이연숙)는 주민이 지역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는 실질적인 주민자치 시대의 실현을 위해 지금까지 활동해 오고 있다. 이연숙 총재는 “한국 사회가 많은 변화 과정을 겪고 있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들 마음 속에 주인 의식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총재의 과거 이력은 '화려'하다. 주한 미국 대사관 공보관으로 30여년동안 재직했었고 정무2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처럼 오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의 민주주의를 한국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국민이 실질적으로 나라의 주인이 돼 본 적이 거의 없는 배경 때문인지 주민자치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그 시행 방식부터 재정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인터뷰 주인호 · 글 허경은

 
민주주의 실현, 주민자치 先 이해와 실천 중요

"사실 우리는 역사적으로 관에서 시키는 일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에 익숙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민주주의가 시작됐고 각 동네에 주민자치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주민들 스스로 동네에 필요한 것들을 해결해 보라고 한 것입니다.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주민자치가 무엇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실행될 리 없었습니다."   

이 총재는 이처럼 개개인의 주인 의식 부재를 지적하면서도,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정부의 시스템에 있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중에서는 바로 행정자치부가 이를 총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행정자치부 장관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가장 짧았다는 것이다.

“장관 취임 후 업무에 익숙해져서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볼 때쯤 되면 자리가 바뀝니다. 단기간에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일에 집중하게 되다 보니 마을을, 문화를 변화시킨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 것이죠.”

이 총재는 행정관이나 공무원들이 대부분 남성인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우스갯소리로 마을의 진짜 주인은 여자들이고, 남자는 숙박객이라고 말들을 합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남자들이 모여 앉아 집안일을 하는 형국이죠. 구청장, 동장, 심지어 자원봉사자들까지 대부분 남자들만으로 구성돼 있고 여성비율은 겨우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의식도, 구조도, 시스템도 모두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마을을 변화시킨 주민자치의 성공 사례

이 총재는 주민자치의 좋은 사례를 몇 가지 소개했다. 

“경상도의 어느 마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마을 중심지역에 아이들 교육에 유해한 시설들이 생겨나면서 민원이 늘어났습니다. 마을 한 가운데에 약 200년 된 느티나무 하나가 있었는데, 어느 날 부녀회에서 회의를 거쳐 돈을 모아 나무 아래에 평상 3개를 설치하고 그 위에 바둑·장기판 등을 갖다 놓았다고 합니다. 자연히 노인들이 모이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로 주변 술집들이 망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동네 남성들이 술집이나 유흥업소 등을 가려 하다가도 어르신들이 항상 그 곳에 모여있으니 눈치가 보여 안 가게 된 것이죠.”

주민들이 마을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치기보다도 지혜를 발휘해 유해시설을 퇴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웃간에 교류할 수 있는 공동체문화까지 만들어낸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총재가 직접 시행하며 변화를 실감했던 사례도 있다. '아버지 교실'이다. 시행한지 7년 정도 된 이 프로그램은 아버지들을 대상으로 '좋은 아버지 되기 위한 대화법' 강의를 듣거나 토론하고 아이들과 함께 놀이하는 체험 등으로 진행된다. 엄마가 아닌 아빠들을 학교로 모이게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처음엔 억지로 끌려 나오듯 참여하던 아버지들이 이제는 그들끼리 스스로 만든 네트워크를 통해 자체적으로 아버지 교실을 운영한다.

이 과정을 통해 단순히 아이와 아빠의 관계 회복만 아니라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영업을 하는 아버지들 간에 네트워크가 쌓이다 보니 개업을 하는 가게에 인사차 들리기도 하고 그 곳에 물건을 대기도 하는 등의 변화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출산 후 사회 재진출의 길 막혀

이 총재는 일찍이 서구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외교관계를 이해하며, 국내 정치에도 관여하는 등 남성중심사회에서 폭넓게 활약해 온 대표적인 여성리더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여성의 리더십 배양과 가정의 가치 회복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글로벌피스우먼(회장 김미화)의 고문직도 맡고 있는 그의 소신은 사회가 변화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사회·정치 참여가 더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하나,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억압받고 배제되고 있습니다. 결혼과 출산율이 줄어드는 것을 여자들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왜 아이를 낳지 않을까요? 아이를 낳아 기를 사회적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낳고 3~4년 쉬고 나면 사회로 다시 나갈 수 있는 길이 막혀버리죠. 그래서 출산·육아 수당 등 이들을 지원하는 제도가 만들어지고 있으나, 그 제도를 남자들이 모여서 만든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가령 남자들이 군대를 가면 모든 보급품을 국가에서 지원합니다. 제대 후 취업할 때는 유리한 조건도 얻습니다. 남자들이 국방의 의무를 하느라 격리된 시간을 보상할 수 있는 지원과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죠. 여자들의 경우도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봅시다. 출산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격리된 최소한의 시간 동안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요? 여자들은 출산 후 재취업 시에도 불리한 조건에 놓여집니다. 우리가 다 같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 아닌가요?”   
 
스스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져라

'세계 행복 지수', '학생이 행복한 나라' 등 ‘행복’이란 키워드가 달린 설문조사 순위에서 한국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인 대부분은 정말 불행한 것일까. 이 총재는 이를 부인했다. “우리 국민은 충분히 행복하다. 그것을 모르는 게 불행"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장점만 바라보며 내가 가지지 않을 것을 찾아내 불행하다고 말합니다. 없는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가진 것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우리들 대부분은 60~70년대 동네에서 손 꼽히던 갑부들보다 잘 먹고 잘 삽니다. 더 많은 고기를 먹고 더 좋은 차를 타죠. 서울살이가 아주 각박하다고 해도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서울에 사는 것 자체를 부러워합니다. 그들 눈에 우리들은 다 행복한 사람들일 테죠. 결국 이 모든 감정들은 관점만 바꿔도 간단히 해결 될 것들입니다.”

이 총재는 주인 의식이 부족할 때 행복을 타인에게서 찾으려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람이 똑똑해질 때는 죽을뻔한 경우를 경험하고 난 뒤라고도 할 수 있는데 한국인들이 똑똑한 이유는 죽을 고비를 숱하게 겪고 살아남은 민족이기 때문인 것처럼, 우리 여성들도 남성에게 억압받고 살아 왔기 때문에 끈기와 인내심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불운 조차도 긍정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됐다.

이 총재의 마지막 한마디가 가슴에 남는다.  

“자꾸 손님이 되려 하지 마세요.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개인, 사회, 국가, 세상에 잠시 들렀다 가는 손님으로서는 아무 것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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