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이혜훈 국회의원] “경제 성장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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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국회의원] “경제 성장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코리안드리머
기사입력 2016.09.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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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3.jpg▲ 이혜훈 국회의원(새누리당) / 제17,18,20대 국회의원(서울 서초구갑) / 제20대 국회 전반기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지난 8월15일,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키워드는 ‘국민·경제·국가’였다. 돌이켜보면 대한민국 건국 이래 국가 발전 키워드로 ‘경제’가 빠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폐허나 다름없던 국가를 일으켜 세우고 국민들이 그 안에서 자부심과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게 하기 위한 척도로서 경제 성장이 언제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경제는 그동안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그 성장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난 5월 30일 개원한 20대 국회에서 전반기 기획재정위원회위원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경제학박사 이혜훈 의원(새누리당, 서울 서초구갑)은 “앞만 보고 달려온 대한민국 경제, 구조조정 없이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UCLA 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등을 역임하며 줄곧 교육·연구 분야에서 활동했던 경제 전문가이다.
2008년 17대 국회의원에 첫 당선된 후 이제 3선의 중진 정치인이 된 그는 새로운 정치·경제 패러다임을 위해 변혁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대가 완전히 변했습니다. 그동안 해 오던 방식의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 틀을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있는 법부터 지키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인터뷰 주인호 / 정리 허경은


“경제민주화는 법의 준수로부터 시작된다”

“경제민주화를 외친지 오래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도 경제민주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사회적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는 더 이상의 경제 성장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의원은 경기부양정책이 과거에는 효과가 있었으나 지금의 시대와는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를 놓고 ‘서민경제 살리기’와 ‘대기업 죽이기’라는 양극화 된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객관적 시각으로 진단하고 처방을 제시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산업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하는 것입니다. 모든 대기업을 죽이자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존할 수 없는 기업은 연명을 중단해야 한다는 말이죠. 최근의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그런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요? 자생력이 없는 기업에 정부가 계속 재정적 지원은 물론 인사에까지 관여한다면 그것이 곧 문제의 근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 의원이 내놓은 경제민주화의 처방전은 법이다. 법의 올바른 준수로부터 경제민주화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개혁과 변화를 위해 새로운 법을 만들 게 아니라, 이미 있는 법부터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불균형은 법이 있어도 처벌받지 않는 경향이 널리 번져있기 때문입니다. 납품대금을 제 때 안주고, 하청업체들이 땀 흘려 개발한 기술을 탈취하는 등의 부당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기업이 먼저 법을 지키고 선의의 관행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에게 법적·행정적 제재나 처벌을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 것입니다.
기업은 법을 지키지 않고, 정부는 부패한 기업을 제때 처벌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있으나마나 한 법’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불균형은 해소될 수 없고 경제민주화도 먼 얘기가 될 것입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과거 고도성장과 베이비붐 시대엔소위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리는 방법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저출산, 저성장이라는 지금의 경제사회적 상황에서는 그 같은 정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초이노믹스(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를 발표할 때부터 저는 부작용이 클 거라고 말해 현 정부로부터 미움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초이노믹스는 실패로 되돌아왔습니다. 경제성장률은 더 떨어졌고 가계부채가 1300 조에 달할 정도로 기하급수적 증가를 보였습니다. 우리경제의 어려움은 구조적인 요인 때문인데 구조개혁은 하지 않고 계속 돈을 풀고 부동산을 띄우며 예전의 방식을 고수해왔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바로 산업 구조조정, 관치금융의 고질적 병폐 등을 끊어내는 것이 시급합니다.”

그는 구조적 개혁과 더불어 시대의 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면서 브렉시트와 관련한 세계 금융시장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는 유럽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건입니다. 세계 금융시장은 이제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판도라상자가 열린 것이죠.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해외에서 발생한 이런 변수들이 앞으로 더 자주 나오게 될 것인데, 그에 대한 대응방식을 빨리 배워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호재’보다 ‘악재’가, 악재보다 ‘불확실성’이 더 안 좋은 것이라 말하는 이 의원은 ‘외생(外生)변수’에 의해 우리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즉각적인 환율조정, 통화안정증권 등 단기적 시장조치를 취하는 것뿐 아니라 장기적 안정을 위해 한·영 FTA 도 조속히 맺어야 한다고 했다.

‘섬김’과 ‘ 빨리빨리’의 접목이 새로운 성장엔진

가까운 예로 ‘새로운 상태’를 뜻하는 중국의 ‘신창타이(新常態, New Normal)’를 들 수 있다. 중국은 신창타이의 깃발을 흔들면서 새로운 산업을 융합하고 질적 성장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아직 3만 불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어떤 성장동력으로 새 시대를 맞이해야 할까.

“중국은 그 동안 제조업을 위주로 하다가 앞으로 첨단산업과 서비스산업까지 확장, 발전시키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성장에 큰 위협이 아닐 수 없죠. 그러나 중국이 서비스 산업에서 얼마만큼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서비스마인드가 약한 편입니다. 중화사상을 바탕으로 상에 군림하고자 하는 문화적 성향 때문이죠. 그런 부분은 단기간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은 섬기고 공유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서비스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빨리빨리’ 문화가 접목되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강점입니다. 우리의 강점을 더욱 발전시켜 경제발전에도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키워나가야 합니다.”

0034.jpg▲ 지난 2014년 서울시장 경선 당시 노인회관을 방문한 이혜훈 의원
 
과정이 올바른 경제성장을 꿈꾼다

물론 빠른 성장만이 해답은 아니라고 이 의원은 말했다. 지난날 앞만 보고 달려오며 고도 성장을 이룬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동시에 지금의 세대들이 그 부작용에 의한 경제적 피로감, 상대적 박탈감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저는 경제학자로서 줄곧 경제 살리기와 성장을 위한 길을 고민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러하겠지만 제 관심은 단순한 ‘성장’이 아니라 ‘어떤 성장’을 하느냐에 있습니다. 성장과정에서 누군가는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당해야 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성장일리 없습니다. 물론 특권, 반칙, 횡포를 부리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저는 경제학자이자 정치인으로서 그런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소명을 다하고 싶습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입니다.”

소통능력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지닌 여성리더십이 정치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승부욕이 강한 남성은 주로 결과중심적인 것에 비해 이해와 포용력이 강한 여성은 과정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터뷰하는 동안 그가 냉철한 지성과 주변을 살피고 배려하는 인간적 품성을 함께 갖춘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이 의원이 경제 불균형 해소를 넘어 사회 전반에 드리워진 갈등의 고리들을 풀어가는데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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