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8·15 단상] ‘우리나라 좋은 나라’ 그리고 ‘헬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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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단상] ‘우리나라 좋은 나라’ 그리고 ‘헬조선’

칼럼
기사입력 2016.07.2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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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석.jpg▲ 조규석 주필
광복·건국 전후에 태어나서 ‘새 나라의 어린이’였던 오늘의 ‘경로세대’는 ‘우리나라 좋은나라’를 노래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제목이 ‘새 나라의 어린이’인 동요의 1절은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 잠꾸러기 없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 2절은 “새나라의 어린이는 서로서로 돕습니다. 욕심장이 없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였다. 

그 때 신생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은 동요의 노래말이 일깨우는 것처럼 근면과 협력이야말로 사람이 갖추어야 할 첫 번째 생활태도이며 경계해야 할 것은 나태와 탐욕이라고 배워 익혔다.

‘서로서로 돕자’고 노래했던 ‘새 나라의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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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독립했지만 당장 자립(自立)할 수는 없었다. 세월이 흘렀다. 전쟁으로 고통 받고 가난 때문에 배를 주리며 성장한 그 새 나라 어린이들이 경로세대가 되어 주류사회에서 밀려난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모든 국민이 헌법의 틀 안에서는 얼마든지 자유를 구가할 수 있는 민주국가이고 국부(國富)의 크기로는 세계 10위권이다. 원조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되었다. 

국가 발전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기술 수준과 인프라는 어떤가. 인터넷은 기술로서는 물론 사용률 역시 94%로 압도적 세계 1위이다. 스마트폰 사용률도 88%로 세계의 중간치 사용률(43%)에 비해 압도적 1위이다. 세계 4위의 자동차 생산국이고 고속전철 개발 순위도, 휴먼로봇의 개발기술도 4위 수준이다. 조선(造船)은 여러 복합적 원인 때문에 산업으로서는 현재 파탄직전에 몰리고 있긴 하지만 그 기술력으로서는 아직도 세계 으뜸이다.

경제 규모와 과학기술 수준의 혜택은 생활 현장에서도 또렷하게 드러난다. 요즈음 SNS 공간에서 글과 만화로 널리 떠돌고 있는 미국거주 한국인 여성의 귀국감회에서도 이는 실감나게 확인된다. 요약해서 인용하면 대개 이런 내용이다.

“미국에선 부자들만 쓰는 비데가 (한국에는)공중 화장실에도 있고, 주차장은 자동인식으로 들어가고, 집 문은 비밀번호나 카드로 열고, 대중교통도 카드 하나로 해결된다. 차마다 블랙박스, 집 전등은 LED다. 미국서 나름 부자 동네에 사는 나도 놀라고 부러워한다. 나는 20~30년 뒤처진 것 같다. 오늘도 부드럽게 창문을 열면서 삑삑대고 고장나는 미국의 우리 집 창문을 생각한다. 집마다 TV 채널은 끝이 없고 WIFI가 잡히는 버스 정류장은 차가 언제 오는지도 알려준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새나라 시절의 동요 가사처럼 ‘우리나라 좋은나라’가 됐다. 여기에 오기까지 시대의 고비마다 숱한 정치 사회적 격랑이 있었다. 하지만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되는 관제(官制)노래를 부르며 오직 ‘잘살아보자‘는 일념으로 밤낮없이 땀 흘리며 산업화를 성취했고 그 토대위에서 민주화에도 성공했다. 시련과, 그에 대한 극복의 반복이었다. 힘든 세월이었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동안 대부분의 국민이 희망을 공유하며 살아 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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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떤가. ‘헬조선’ 시대다. 젊은이 세계에서 조국혐오의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상실을 말한다. 실제로 내우(內憂)에 외환(外患)이 겹치는 상황이다. 나라를 떠받히는 두 기둥인 경제와 안보에서 우려와 불안이 점증한다. 경제는 침체를 벗어날 길이 좀처럼 보이지 않고 ‘북핵’은 거의 치명적 위협이다. 사회적으로는 개인과 집단의 현실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금수저~흙수저’ 혹은 ‘1% vs 99%논’이 상징하듯이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에 따른, 계층 고착화 추세에 대한 반발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분단현실에서, 자본주의 체제에서 결정적인 해법을 당장 찾아내기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점진적 개혁의 길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범국민적 결의 한가지가 필수적 선행요건이다. 대한민국이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공감대 형성이다.

일찍이 시인은 노래했다. “고난의 운명을 지고 역사의 능선을 달려 오늘도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여기서) 말수는 없다.”(이은상 작시). 그렇다. 이 시구(詩句)의 함의(含意)는 오늘 날에도 우리에게 여전히 강렬한 일깨움이다.

“그래도 여전히 국민적 잠재력은 상존한다”

나라의 발전을 위한 우리의 국민적 잠재력은 여전히 상존한다. 현실상황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본질적 자질로 미루어 나라의 미래는, 그래도 낙관적이라는 믿음이 긴요하다. 국민의 평균 지능지수(IQ)가 105를 넘고 문맹률이 1% 미만인 유일한 나라다. 여기에 더해 교육열도 세계 최고다.

가령 오늘과 같은 IT시대에는 문화가 가장 확실한 국가자산이라면 우리는 원천적으로 그 자산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 문화자산은 바로 한글이다. 한글이야말로 IT시대에 가장 효율적인 문자라는 건 공인된 사실이다. 이른바 한류의 세계적 열풍도 문화강국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구체적 사례다.

그 뿐인가. 우리가 준비하기에 따라 통일의 날이 의외로 빨리 올 수도 있다. 날이 갈수록 철벽처럼 강고한 고립주의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 북한의 현실이 그 근거라고 할 수있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지금의 한반도 기류가 그렇다. 시각을 바꾸면 우리에게 또 한 번 도약의 기회를 기약해 준다고 전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8·15 광복 71주년, 건국 68주년이다. 통일 한반도야말로 우리의 후대(後代)가 진정으로 ‘우리나라 좋은 나라’를 구가할 수 있는 궁극적이고 절대적인 조건이다. 통일의 날이 오면 한반도는 당연히 ‘헬조선’이 아니라 세계의 모범국가로 우뚝 설 것이다. 광복의 완결이고 코리안 드림의 실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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