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희영 MC/방송인] "가정이 바로 서야 통일도 빨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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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영 MC/방송인] "가정이 바로 서야 통일도 빨리 온다"

코리안드리머
기사입력 2016.05.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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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바로 서야 
통일도 빨리 온다"

김희영.jpg▲ 김희영 MC/방송인
 
2011년 12월 17일 북한의 김정일 시대가 막을 내렸다. 대북방송 중 유일하게 생방으로 문을 여는 KBS한민족방송 라디오(AM 972Khz)는 그날에도 가장 먼저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했다. 바로 김희영의 목소리를 통해서였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제주MBC 아나운서로 방송계에 입문한 그는 2005년 KBS라디오 진행자로 자리를 옮긴 후 2007년부터 2016년 5월까지 8년 6개월 동안 KBS한민족방송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서울입니다>(관련기사: 코리안드림 5월호 9면 참조)를 맡아 진행해 왔다. 그는 배우 ‘김희애’의 언니이기도 하다.
줄곧 북한의 동향을 알리고 남북통일 관련 행사의 진행을 맡아온 그는 “사실을 알리는 ‘아나운서’보다 현장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MC’ 또는 그냥 ‘방송인’으로 불리는 게 좋다”고 했다. 대학-대학원에서 불문학을 전공하였지만 방송을 하면 할수록 모르는 게 많다는 걸 깨닫고 늦은 나이에 언론정보대학원 신문방송학으로 다시 학업에 정진하고 있다는 그를 만나 그 동안의 경험과 생각을 들어보았다.

인터뷰 주인호 / 정리 허경은


현장에서 ‘소통’을 배운다

“라디오 부스에 앉아 김정일 사망 소식부터 핵 실험, 미사일 발사 등 중차대한 북한소식들을 많이 전했습니다. 물론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누가 듣는 건지, 얼마나 많이 듣고 있는 건지… 스튜디오에서 전하는 일방적인 보도나 진행은 소통에 한계가 있습니다.”

방송인 김희영이 스튜디오를 벗어나 현장으로 뛰어들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소통’이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KBS한민족방송 외에도 ‘탈북청소년과의 만남 <복숭아꽃 살구꽃>(RFA자유조선아시아, 2015-2016)’, ‘남북공감 토크 콘서트 <동행>(2013-2016)’, ‘남북청소년의 멘토를 찾아서 <통통 콘서트>(2014-2016)’, ‘<탈북자행복열차>(열린북한방송, 2012-2016)’ 등 다양한 남북 통일 관련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스튜디오에서뿐 아니라 현장 행사의 무대에도 자주 오른다. <인권으로 통일로>(2015), <북한인권국제영화제>(2014-2015), <꽃제비날다>(2014-2015), <평화 음악회>(2013) 등 북한 인권 및 탈북어린이를 돕기 위한 행사들이다. 스튜디오 프로그램은 줄여가는 대신 현장 행사는 늘려가고 있다.

“인간과 인간이 서로 존재감을 느끼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누구나 다 자기 주관이 있는데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하고 맞춰 나가는 게 필요하거든요. 경력이 쌓이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소통은 더욱 필요하죠. 그만큼 세대 차이, 문화 차이의 간극이 벌어지니까요.”

갓 제대한 아들을 둔 어머니이자 직장인으로써 가정과 사회에서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더 많이 듣고자 현장을 찾고 더 많이 알고자 학교로 향하는 이유는 그의 열정 뒤에 뚜렷한 가치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희영2.jpg▲ 5월 28일 '통일박람회 2016'에서 음악회 사회를 보고있는 김희영 MC
 
부모와 자식 사이에 통일대화 늘려야

그가 여러 행사 진행자로서 가장 많이 만난 세대가 바로 청소년들이다. 
중·고등학생과의 통일 토크콘서트를 2년 이상 했고, 대구, 부산 등 지역 현장의 각급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통일교육에도 자주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소년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학교나 사회에서의 교육보다 가정에서의 교육, 더 나아가 부모와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세대별로 크게 구분 짓자면 전쟁을 경험하고 산업화에 땀 흘린 60대 중반 이상의 분단1세대, 그 분들에게서 태어나 민주화 과정을 통과한 40~50대의 분단2세대, 그리고 그 이하부터 청소년까지를 아우르는 분단3세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 스스로도 분단 2세대의 역할을 잠시 잊고 살았습니다.
주로 통일을 이야기 할 때 분단 1세대들은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스스로 분노하고 열변을 토하죠. 그리고 사회는 청소년들이 통일에 무관심하다며 그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나라 경제의 고도 성장 시기에, 그토록 열정적이던 분단2세대들이 통일에 대해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청소년들이 통일에 무관심하다고 하는 말 자체가 사실은 부끄럽고 미안한 일입니다.”

가정이 바로 서야 한다는 말은 곧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청소년에서 대학생 청년에 이르는 자녀를 둔 40~50대의 부모들이 과연 얼마나 자주 자녀들과 통일을 이야기 하고 DMZ, 판문점 등 분단현장에 가 보았는지 묻고 싶다는 그는 부모교육이 먼저 이루어져야 가정 내 통일교육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부모가 자녀와 사이가 좋으면 자연스럽게 대화 기회도 늘어나고 부모가 하는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만약 부모와 사이가 안 좋은데 ‘통일이 어떻고, 분단이 어떻다’라고 이야기하면 ‘또 듣기 싫은 소리 한다’며 아이들은 제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휴대폰을 열어보겠죠. 아이들은 집에서도 듣기 싫은 소리, 밖에 나와서까지 듣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김희영씨는 그 동안 주로 주부들과 함께 독거노인 돕기나 미혼모의 아이돌보기 등의 봉사활동에도 참여해 왔다면서 오늘(5월 16일) 인터뷰를 계기로 부모 대상의 통일 강좌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도 했다.

탈북자들도 우리와 똑같은 한국인

“한번은 토크콘서트때 남한 학생이 탈북 학생에게 시험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시험이니까, 북한 학생들의 시험 풍경이 어땠는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탈북 학생은 시험 볼 때 종이도 장마당에서 사 간다고 하더군요. 답안을 써내야 하는데 종이가 귀하다보니 학교에서도 시험지를 주지 못하는 겁니다. 학생들은 평가를 받으려면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종이를 구해가야 하는 것이죠.
바로 이런 일에 대한 교육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 휴전선 너머에서는 당연한 게 아닐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통일 이후의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는 분단 이후의 한국 사람들의 노력을 같은 기성 세대로써 충분히 알고 있더라도 마음 한구석에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한반도 문제는 저 멀리 아프리카의 난민을 돕고 저개발국가를 돕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같은 얼굴을 가지고 같은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이죠. 과거로부터 보면 단군의 자손으로 태어나 같은 역사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심지어 어느 가족은 부모 중 한 분이, 형제자매 중 한 사람이 선 하나를 넘지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전쟁 중 우리 부모가 자칫 북쪽에 있었다면 저도 지금 누군가의 감시 속에 억압받는 삶을 살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토크콘서트를 계기로 많은 탈북자들을 인터뷰하면서 그가 느낀 점은 ‘(그들도) 우리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었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착한 사람, 유쾌한 사람, 친절한 사람, 허풍끼있는 사람, 거짓말 하는 사람, 잘 사는 사람, 가난한 사람... 그렇게 사람마다 성격과 배경이 각기 다릅니다. 탈북자도 마찬가지죠. 그저 각자의 개성과 특징을 가진 사람들일뿐입니다.”

포용의 마음 모아 새 통일문화를!

현장 참여에 의미를 두고 열정적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았다.

“이 일은 제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북한 주민을 사랑하고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따뜻한 NGO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만의 소명의식이 생겼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작은 일이지만, 그 동안 경험한 것, 들은 것, 본 것들을 잘 정리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도록 설득력 있게 전달해주는 것.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 더 많이 경험하고 더 많은 것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배우 김희애, 개그맨 유재석의 듀엣 무대가 얼마 전 MBC<무한도전: 웨딩싱어즈>편을 통해 방영되었다. 출연진 중에서도 특히 김희애가 주목을 받은 건, 여배우로서 그 동안 쌓아온 우아한 이미지를 벗고 이웃 집 누나처럼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을 유쾌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지난 5개월 간 각각 다른 매체를 통해 본 배우 김희애와 방송인 김희영, 두 자매의 면모는 ‘역시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그렇다. 역시 피는 못 속인다. 우리가 분단으로 헤어진 채 70년을 살아왔지만, 우리의 정서에는 ‘다툼’이 아니라 ‘포용’이 자리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그와 같은 포용의 마음과 실천을 모아 새로운 통일문화의 물결을 일으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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