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북한돋보기] 탈북자들 증언은 북핵 대처에 소중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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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돋보기] 탈북자들 증언은 북핵 대처에 소중한 자료

칼럼
기사입력 2016.03.0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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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은.jpg▲ 허경은 편집부장
민족 최대명절에 맞은 한반도 최대위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7일). 미사일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평양 불꽃놀이 개최와 유엔안보리 北 미사일 발사 강력규탄 성명 만장일치 채택(8일 설날). 한국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발표(10일).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와 한국근로자 추방(11일). 2월에 들어 잇달아 일어난 남북관계의 급변사태는 이처럼 긴박했다. 우리민족 최대명절에 한반도 정세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여야 정치권은 이 같은 상황을 놓고 ‘과거 정부 햇볕정책의 결과 vs 현 정부 대북정책 실패” 문책론이 첨예하게 엇갈려 있다. 사드 배치를 두고도 국내외 여론은 북핵 저지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당위론과 ‘한미일 VS 북중러' 신냉전 구도 조성이라는 시각이 부딪친다. 그런 상황에서 주목할만한 사람들이 북한 조선중앙TV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미사일 발사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앳된 과학자들이었다.
 
미사일 발사와 北의 젊은 두뇌들

과학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한국에 카이스트가 있다면 북한에는 이(리)과대학이 있다. 국가과학원, 인민보안부, 보위사령부에서 일을 하다 2012년에 탈북한 최지애(가명)씨는 바로 이과대학 출신이다. 그녀는 북한에서 1% 정도의 영재 집단에 속하는 과학자였지만 애초에 대학진학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이른바 '혁명화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이었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내정되던 때에, 경쟁자 라인에 아버지가 속해있었습니다. 장성택 처형으로 거듭 확인되었듯이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것이 '김씨 왕조'의 권력유지 방식이지요.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내정되면서 경쟁자 라인에 있던 사람들은 '혁명화'의 명분으로 모두 처형되거나 지방으로 좌천되었습니다. 저의 가족들도 첩첩 산골마을로 추방되어 혁명화 교육을 받았죠.”

그녀는 일반적인 과오때문에 좌천된 사람과 최고 존엄의 후계구도 경쟁라인에 서 있다가 추방된 사람은 신분회복에 있어서 극명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아버지의 좌천으로 신분이 추락하였고 그로 인해 가정형편이 넉넉치 않았던 그녀가 이과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천재적인 머리 덕분이었다. 이로 미루어 북한 정권도 필요할 경우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것은 과감하게 끌어안는다고 볼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국가과학원에 들어갔던 그녀의 지난 학력이 이를 뒷바침 한다. 따라서 미사일발사 후 꽃다발을 안겨 받은 앳된 과학자들의 TV 영상은 우리 사회 일각의 의심과는 달리 연출이 아니라 1%의 영재 가운데서도 실제로 미사일 연구개발에 직접 참여한 최고의 영재급 과학자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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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벌이에 피땀 흘리는 해외 노동자들

젊은 두뇌로 나름의 과학분야 발전을 도모한다고 해도 경제적 받침이 없이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핵과 미사일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는 더욱 분명한 확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지난 10여 년 간 일반 주민들은 장마당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당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외화벌이에 박차를 가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위해서는 북한 밖에서 진행되고 있는 외화벌이의 실상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북한의 해외노동자 파견 현황과 임금착취 사례를 조사한 북한인권단체 (사)성통만사의 2015년 보고서(다국적 학대와 착취: 북한 해외 노동자들)에 따르면, 2014년에 러시아로 파견된 북한 건설노동자는 3만여 명 이상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급여의 10%정도만 돌려받는다. 나머지는 국가계획분, 충성기금세금 등의 명목으로 정부로 흘러 들어간다.

해외에 체류하는 북한 외교관의 처지도 다를 바 없다.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오고 20여 년 간 외교관을 하다 2011년에 탈북한 김영건(가명)씨는 해외관저 생활의 모든 체류비를 스스로 충당하고, 심지어 일정의 외화를 밀수로 벌어 당에 바쳐야 했다고 말했다. 돈을 벌 수단이 없으니, 밀수 말고는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외교관의 신분으로서도 국제적 범행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고백'이다.
 
북 동포들의 생존실태 제대로 파악하고 김정은 전략에 속지 않는 일관된 통일정책을!

한 사람의 증언만 가지고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수가 증언하는 한 목소리는 사실로 추정해볼 수 있다.  증거확보가 어려운 뺑소니 교통사고의 경우 다수의 목격자 진술이 일치하면 결정적 상황 증거로 채택된다. 3만여 명에 이르는 탈북자들의 증언에는 과장되거나 왜곡 변질된 것으로 짐작되는 정보들도 있지만 분명한 공통분모들이 존재한다. 인권 유린, 정치범 수용소의 실체, 끊임없는 김씨 일가의 핵 개발, 노동자들의 외화착취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현장을 목격하고 실상을 체험한 그들의 진술은 북한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러시아 건설노동자로 파견됐던 탈북자들 다수는 러시아 건설현장에 비밀감시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을 뿐 아니라 자체 감옥을 운영하며 노동자들을 구금, 고문하다가 북송시킨다고 증언했다. 그들은 외화착취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참혹하게 인권이 짓밟히고 있으며 북한 당국은 국제노동기구의 노동법도 위반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이 그 동안 어디로 흘러 들어갔는지 명확히 규명하고 국제 공조를 통해 해외 노동자들에 대한 북한당국의 착취실태도 치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 북한 동포들의 가혹한 생존 실상과 김정은 정권의 전략적 계산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야 말로 '통일정책' 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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