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미녀 (사)새조위] “밥상머리 통일교육, 여성들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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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녀 (사)새조위] “밥상머리 통일교육, 여성들의 책임입니다”

코리안드리머
기사입력 2015.08.0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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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통일교육
여성들의 책임입니다”
신미녀.jpg▲ 신미녀 (사)새조위 대표
 
통일은 목표가 아니라 넘고 일어서야 할 진행중인 역사의 과정이다. 아버지가 분단된 땅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다 가셨고, 그 딸이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통일운동을 하고 있다면 다음 세대는 통일 그 이후를 준비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사)새조위 신미녀 대표가 통일운동을 하는 이유다. 대기업 임원으로 일하는 남편과 결혼하면서 한 사람은 경제활동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사회환원을 하겠다는 부부의 서약을 통일운동으로 지켜가는 그녀를 만나보았다.

<인터뷰 주인호 / 정리 김지은(자유기고가)>


(사)새조위는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의 줄임말이다. 주된 업무는 북한이탈주민들의 남한사회 적응을 돕고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 북한이탈주민 대상 의료사업, 상담 서비스, 개별 가정의 복지와 문화생활 지원 등의 활동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현장체험 학습과 강좌를 개설하고 남쪽의 주부들과 새터민 주부들이 함께하는 모임을 개최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사)새조위의 활동이 기존 통일운동 단체들과 차별되는 지점은 이들의 모든 활동은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 사회의 평범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정서적 배려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나는 통일이 누구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통일이 언제 될지, 될지 안 될지 그런 것들은 우리가 예측하거나 담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사)새조위 신미녀 대표의 발언에 담긴 깊은 속내가 궁금해졌다.


나의 통일 운동은 간절한 ‘사부곡(思父曲)'

“우리 형제가 전부 칠 남매인데, 어릴 때 아버지가 툭하면 ‘야! 모여라’하시고서는 애들을 죽 일렬로 세워서 관등성명하듯이 ‘아버지 고향이 어디야?’ 하고 물으셨습니다. 고향만 묻는 게 아니라 고모며 고모부까지, 온 일가친척들 이름을 줄줄이 외게 하셨죠. 못 외우면 매질까지 하셨으니 어린 마음에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신 대표의 아버지는 함경북도 길주군에 고향을 둔 실향민이었다. 어릴 때 조실부모하고 전쟁통에 고향까지 잃어버린 그는 자식들에게 다른 건 다 잃어버려도 뿌리
는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호되게 가르치고 또 가르쳤다고 한다.

“아버지가 여든 나이에 췌장암으로 고생하다 돌아가셨는데, 병석에 누워계시는 동안에도 늘 고향을 그리워하셨어요. 예전에 이산가족 찾기를 하면서 아버지의 고종사촌누나를 찾았거든요. 그런데 아버지 돌아가실 즈음에 그분의 일가친척분이 탈북을 하신 거에요. 아버지께 그 말씀을 드렸더니 그 사람을 꼭 만나야겠다며 식음을 전폐하시고 마음앓이를 하시더라고요. 고향 소식이 듣고 싶으셨던 거지요.”

신 대표의 통일운동은 아버지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한 필사적 몸부림이기도 하다. 그
는 기적을 믿는다고 했다.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돌아가시기 5일 전부터 코마상태에 빠져계시던 아버지가 제가 병원에 찾아가자 갑자기 벌떡 일어나셔서 어머니를 찾으시더라고요. 제가 그래서 아버지께 통일이 되면 꼭 할아버지 할머니 묘를 찾아 이장하고, 아버지도 그 곁에 모셔드리겠다고 약속을 드렸습니다. 그 얘길 들으시고는 편안히 눈을 감으셨어요. 아버지는 평소에도 늘 남대천가에 모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묘소가 떠내려갈까 걱정을 하셨는데, 아버지의 유언을 제가 받들 수 있었던 것도 그분의 통일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전해졌기 때문이라, 그렇게 믿습니다. 칠 남매 중에 통일운동을 하는 자식은 제가 유일하거든요.”

통일운동은 통일 후의 갈등을 줄이기 위한 준비 

그의 통일운동은 통일 자체를 이룩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통일 후의 부작용을 예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 속에서 서로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살아온 사람들이 한데 어울렸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혼란은 통일 이전의 갈등보다 훨씬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민간 사회단체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 (사)새조위의 의료지원단 사업, 북한이탈주민 전문 상담사 양성, 북한이탈주민 코칭센터, 남북주부모임 등도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기획된 것이다.

(사)새조위에서 운영하는 북한이탈주민 의료지원센터나 북한이탈주민 상담사 양성 과정, 북한이탈주민 코칭센터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2005년부터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 등 전국 4개 병원의 협조를 얻어 운영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의료지원센터는 의료혜택 사각지대에 놓인 북한이탈주민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의료비의 80%까지 지원해주는 의료서비스 기관이다. 지금까지 센터를 찾은 북한이탈주민 수만도 7,600명. 진료건수는 
77,000건에 달한다.

북한이탈주민 코칭센터는 남한사회에서 받은 문화적충격과 사회적응 스트레스, 정서적 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정서안정 교육 프로그램과 상담을 진행하는 곳이다. 북한이탈주민 상담사는 선배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후배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조언과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자격증 제도다.

8 신미녀.jpg▲ 지난 5월 말 통일부와 통일준비위원회 공동 주최로 개최된 '2015 통일박람회' 에서 자원봉사통일운동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새조위는 이 행사에서 통일부장관상을 받았다.
 
통일, 여성이 앞장서야

그가 특히 애착을 갖고 진행하는 사업은 남북주부모임이다. 그는 3.1운동이나 임진왜란과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던 여성들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주부들, 모임 참 많잖아요. 거기에 새터민 주부가 함께 하는 것부터가 통일운동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서로 사는 이야기, 남편이나 애들 이야기 나누다 보면 남한 사회 적응이 어려운 새터민 주부들도 자연스럽게 남한 사정을 알게 되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남한의 주부들도 자연스럽게 북한의 사정을 알게 되겠죠. 통일에 대한 관심도 생겨날 것이고. 주부들의
관심은 밥상머리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각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청소년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하는 형식적인 통일교육 보다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이탈주민은 제 2의 실향민

북한이탈주민들은 제2, 제3의 실향민들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 사는 세상에서 느낄 수 있는 정, 따뜻한 위로의 말과 열린 마음이다. 말투나 억양이 우리와 조금 다르다 해서 ‘어디에서 왔느냐’ 쉽게 물어보고 색안경을 낀 채 바라보는 것부터가 그들에게는 마음 깊은 곳 아물지 못한 생채기를 자극하는 것일 수 있다. 그들을 교육의 대상으로 보는 것도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들이 남한사회를 잘 모르듯 우리도 그들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을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마음가짐, 통일은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가슴으로 다가가야

그녀는 2004년도부터 계속되어 온 ‘북녘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탈북자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고 그들 스스로가 통일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며 호응을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는 소박한 그녀의 마음을 읽어보며 남성중심의 투쟁과 전쟁의 역사를 종식하는데 모성의 내공이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탈주민을 대하는 그녀의 마음은 진실해 보였다.

“‘새터민’, ‘이탈주민’ 이런 단어가 없어야 하고 이탈주민들에게 고향을 묻지도 말아야 합니다. 돈으로 그들의 환심을 사는 활동이 그들의 사회성을 죽이는 것입니다. 대신 그들의 정착에 필요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함께 풀어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들도 마음의 문을열고 함께하게 됩니다”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서 온전한 자유와 권리를 누리고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시민이 되도록 인도하는 열정이 느껴졌다. 

통일은 건국정신 실현의 첫 걸음

선친에 대한 효심으로 가까운 시일 안에 통일을 이루겠다며 타고르의 시를 읊조리는 그녀의 열망이 우리 민족의 염원이 아닐까.

“우리 민족성 자체가 리더십이 강합니다. 세계사를 돌아보면 전쟁의 원인은 대개 민족갈등과 종교분쟁입니다. 우리민족은 종교분쟁이나 민족갈등이 없잖아요. 우리민족의 건국이념에서 보듯이 세계의 모범국가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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