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형석 작곡가] “진정한 소통은 상대와 눈높이를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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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작곡가] “진정한 소통은 상대와 눈높이를 맞춰야”

코리안드리머
기사입력 2016.01.0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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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소통은 
상대와 눈높이를 맞춰야”
김형석2.jpg▲ 김형석 작곡가 / 케이노트뮤직아카데미 대표
 
‘너의 뒤에서(박진영)’, ‘편지할께요(박정현)’, ‘사랑이라는 이유로(김광석)’, ‘그때 또 다시(임창정)’, ‘I Believe(신승훈’, ‘이밤의 끝을 잡고(솔리드)’, ‘그대 내게 다시(변진섭)’ 등 세월이 흘러도 꾸준히 사랑 받는 주옥 같은 국민가요들이 있다. 
이 곡들을 작곡한, 그래서 ‘국민작곡가’라는 타이틀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김형석은 수많은 대중가요는 물론 드라마, 영화 음악에 이르기까지 저작권협회에 등록된 곡만 무려 1200여곡을 가진 ‘히트곡 제조기’이다. 
현재 케이노트뮤직아카데미의 대표로 실용음악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그가 ‘통일’을 주제로 하는 노래를 세상에 내놓았다. 바로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새 시대 통일의 노래 ‘One Dream One Korea’이다. 
주로 ‘이별과 사랑'을 주제로 음악을 만들어 온 그에게 ‘통일’은 어떤 의미일까? 

<인터뷰·정리 허경은>


새 통일의 노래 제작에 흔쾌히 참여한 김형석 작곡가에게는 특별한 가족적 배경이 있다. 바로 그의 외조모가 황해도 출신으로, 외가 친척들이 6.25사변 때 남한으로 피난을 왔다가 정착을 한 실향민이라는 점이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난 실향민 2세인 셈이지만, 어릴 적 TV 등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시던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모습에서 분단의 아픔을 느끼며 성장했다. 그는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눈을 감는 그 날까지도 헤어진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셨던 외할머니와 가족들을 떠올리면 언제나 가슴 한켠에 슬픔이 사무친다고 했다. 
“통일이 제게 의미하는 것은 ‘만남’입니다.” 통일이 되면 가장 먼저 외가 친척들을 찾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통일은, 그가 수많은 노래 작곡을 통해 그토록 갈망했던 ‘만남과 사랑’의 거대한 합창이지 않을까.


통일도 결국 ‘만남과 사랑’ 이야기

“주로 남녀 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곡들을 써 왔습니다. 그래서 통일을 주제로 곡을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죠.”
그는 ‘통일’이란 단어는 어려서부터 습관처럼 뱉어오던 단어였지만 막상 노래로 만들려고 보니 굉장히 무겁고 큰 주제라는 점을 새삼 깨달아 선뜻 곡이 써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극성을 담되 젊은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말해야 하고, 동시에 통일 이후의 희망도 담아야 했죠. 멜로디는 모든 세대가 따라 부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너무 쉬워서 유치하면 안되었습니다. 천 곡이 넘는 노래를 만들어왔지만 ‘사랑’ 이외의 주제는 제게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주제가 바다처럼 넓고 산처럼 높아서 힘들었다고 말하는 김형석 작곡가는 성스럽게, 대중가요같이, 때론 힙합처럼 다양한 스타일로 세네 곡을 쓴 후에야 완성된 게 ‘One Dream One Korea’라고 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생각해 낸 ‘통일’은 ‘사랑’과 다를 게 없었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통일이란 결국 만남과 이별, 그리움, 그리고 재회였다.

One Dream One Korea

“생각해보면 우리는 정말 단군이래 다른 적이 없었죠. 그래서 ‘우린 다른 적이 없어요’란 소절과, 하나된 꿈으로 하나의 코리아를 만든다는 ‘원 드림 원 코리아(One Dream One Korea)’ 두 줄로 전체의 맥락을 잡고 곡을 썼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어렵지만 감정에 솔직하면 쉬운 게 또 사랑이듯, 통일이 매우 무겁고 어려운 듯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통일을 안 할 이유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새시대통일의노래 캠페인으로 지난 해 여름 워싱턴 공연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교포들의 통일 열망을 확인하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이건 우리 민족의 만남을 뛰어넘는 중대한 문제이구나. 교포들뿐 아니라 세계인이 바라보는 현재의 한반도를 생각해봤을 때, 모두의 발전을 위해서도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통일이구나.’ 제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 이상의 비전을 꿈꾸게 된 것이죠.”

그는 지난 해 국내외에서 전개된 새 통일의 노래 캠페인에 참여하게 되면서 개인적으로도 큰 생각의 변화를 겪었다고 했다.

“가족적인 배경이 있었기에 핏줄을 찾는다는 의미가 제게는 컸습니다. 그러나 이번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세대 층, 탈북민, 해외 동포, 외국인들과 교류하며 통일이 동아시아에 미치는 영향, 탈북민을 포함한 북한 주민들에게 가져올 변화 등 좀 더 거대담론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이죠.”

김형석4.jpg작곡가 김형석/사진=코리안드림타임즈
 
청소년의 눈높이로

한국글로벌피스재단에서 강조하는 ‘가정에서의 통일 교육’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한 그는, 자신 또한 분단의 상처를 지니고 있는 가정에서 성장했기에 더욱 통일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산가족들의 상봉 장면에 눈물 짓고, 북한에서의 삶을 이야기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분단의 아픔을 깨닫고 통일을 염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게 교육 아닐까요. 스스로 깨닫고 생각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는 ‘교육’이란 틀로 제도화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교육을 싫어합니다. 교육이 되는 순간 거부감을 느끼죠. 그러나 그것이 재미가 되고 체험이 되고, 또 익숙한 생활습관처럼 되면 교육효과가 생깁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겠죠. 보릿고개를 모르고 전쟁을 모르고 자란 아이들에게 기성 세대가 고생했던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청소년들의 통일 무관심을 저는 전적으로 기성 세대들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는 청소년들이 느낄 통일을 ‘박물관 속 죽은 단어’라고 표현했다. 오래되고 익숙한 단어이지만 생활 속에서는 활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K팝 가수들이 참여한 새 통일의 노래 캠페인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발상이라고 했다.

“한 번의 캠페인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정부, 시민단체, 기성 세대들이 청소년·청년 세대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캠페인을 지속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열대에 물건이 있어야 고를 수 있죠. 1020세대와 소통이 수월한 SNS, 온라인 미디어 등을 활용하여 진열대를 다양하게 꾸며야 합니다. 다양한 정보와 참여 속에서 그들 스스로 통일 비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중국동포와의 소통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이룬 성과로 새시대통일의노래캠페인과 중국활동을 꼽았다. 그가 참여했던 한중합작 오디션 프로그램 ‘성동아주(星动亚洲: 슈퍼아이돌)’는 중국에서 시청률 3위에 오를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은 종영을 했지만 김형석 작곡가는 여전히 중국 활동의 연장선 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 동북삼성에는 우리의 핏줄인 중국동포(조선족)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동북3성의 중심도시인 심양에 문화예술학교를 설립하는 일입니다. 중국 동포들은 한국어와 중국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고 북한에도 친인척들이 많죠. 그들과의 소통은 탈북민과의 소통 못지않게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이죠. 그리고 우리가 동일하게 갖고 있는 언어와 정서를 교류하는 데 있어서 ‘문화’는 큰 파워를 발휘합니다.”

그는 이미 심양을 오가며 2만평 부지에 건물을 세웠고 모든 서류상의 계약절차를 마무리한 상태이다. 올해 5월이면 그의 새로운 도전이자 민족 간 소통의 중심공간이 될 문화예술학교가 문을 열게 된다. 한류를 테마로 한 K팝, 패션, 댄스, 미용, 사진 등 문화 전반을 가르치고 인재를 양성하는 한편 중국동포들의 한국 활동 발판도 마련해주고 싶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재능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이 말은 그 청년들의 재능을 말한 것도 되지만 저의 재능을 말한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해왔습니다. 제가 가진 능력이 상업적 활용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중국 동포들과 교류하지만, 통일이 되면 북한에서도 저의 능력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는 분단된 민족 간의 소통에 있어서도 ‘눈높이’를 강조했다.
“중국 동포의 입장에서, 북한 주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그것이 소통의 기본 자세 아닐까요. 저는 앞으로도 그들의 눈높이에서 소통의 길을 찾아갈 것입니다.”

통일, 더 넓게 보라

그는 우리의 청년세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통일을 정면으로 보지말고 세상을 넓게 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분단의 아픔을 모르는데 통일을 논하려니 어려운 게 당연합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화장실 가려면 손 들고 허락 맞고 가던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대학생이 됐으니 이제 비전을 가지라고 한다면 혼란스럽기만 하겠죠. 통일을 강요할 게 아니라 스스로 경험을 쌓고 세상을 보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시야와 활동범위를 넓히다 보면 자연스럽게 통일을 우리의 문제로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죠.”

그는 올 해에도 끊임없이 세상과, 사람들과 소통하며 문화로 울림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곧 문을 열 중국의 문화예술학교에서 중국동포들과 소통할 것이며, 새시대통일의노래캠페인을 더 효율적으로 펼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페스티벌도 구상중에 있다고 했다. 그가 노래로서 호소한 ‘분단현실의 종식’을 위해 그와 함께 더 넓은 세상과의 소통에 동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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