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북한주민에게 진실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통일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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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북한주민에게 진실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통일의 지름길”

코리안드리머
기사입력 2016.03.0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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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에게 진실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통일의 지름길”
강철환2.jpg▲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10여 년 전인 2005년 5월, 조지 W.부시 미국대통령은 자신의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한 책이 있다며 주변에 그 책을 소개했다. 바로 탈북자 강철환씨가 쓴 이다. 한국에서는 <수용소의 노래>(시대정신, 2003)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책이다. 
책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되어 수많은 독자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체와 인권유린의 실상에 대한 보고서나 다름없는 책이기 때문이었다. 
책의 저자 강철환씨는 1977년부터 요덕 정치범수용소에 10년 간 수감되어 있었고, 1992년에 압록강을 건너 한국 땅을 밟았다. 
현재 조선일보 객원기자이자 북한전략센터 대표인 그는 글을 쓰거나 TV에 나와 북한의 현실을 알리고 해설하는 등 북한 인권운동가로 활동 하고 있다. 

<인터뷰 주인호 / 정리 허경은>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갔던 어린이

“할아버지가 민족반역죄로 끌려가면서 온 가족이 연좌제 명분으로 요덕수용소에 수감되었습니다. 당시 제 나이가 9살이었습니다.”

정치범수용소에서 강철환 어린이는 겨우 목숨을 부지한 후 스무살 청년이 되어서야 그곳을 나오게 된다. 수용소 생활 10년 만이었다. 그리고 강철환은 우연한 기회에 친구들과 함께 한국 라디오를 듣게 된다. 그 순간 불현듯 자신의 의식이 새롭게 깨어나는 경험을 하게 됐다고 했다.

“어느 날 ‘6.25 전쟁, 누가 일으켰나’란 주제로 한 교수가 나와 토론을 하더군요. ‘태평양전쟁 때 일본이 선전포고 없이 선제공격을 날렸는데 미국 같은 군사 강대국도 그 피해를 추스르기까지는 6개월이 걸렸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을 날렸다면 어떻게 3일만에 서울이 함락될 수 있었겠는가.’ 그 순간 멍했습니다. 친구들도 아무 말을 못하더군요. 그 자리에 군인인 친구도 있었는데, 군사작전을 해본 그의 설명을 듣고 우리가 알고 있던 지식에 모순이많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강대표는 외부로부터 철저하게 차단된 상태에서 세뇌교육을 받으며 사는 북한 주민을 일깨우는 가장 강력한 힘이 ‘정보’라고 했다. 그래서 USB, CD 등에 정보를 담아 북한에 몰래 확산시키는 활동도 지속하고 있는데 그 동안 북한 주민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작품은 영화 <국제시장>이라고 했다. 전쟁·가난·산업화 과정에서 부모세대가 경험한 희생과 보람을 영화를 통해 보면서 북한 주민들은 한국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해가고 있다는 것이 강대표의 전언이다.

“영화 한 편의 영향력이 이렇게 무서운 것입니다. 사람의 의식을 깨우는 것은 바로 문화의 힘입니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가

통일 준비와 관련해서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북한을 제대로 아는 자도, 알려고 하는 자도 많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 대표는 말했다.

“시민사회든 정부든 대북정책을 수행하고 효과적인 전략을 짜려면 북한 체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기초적인 ‘사회주의’에 대한 정의부터 할 수 있어야겠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한은 사회주의가 아닙니다. 사회주의는 폭력으로 유지되는 개인권력화의 개념이 아니라 권력이 집단으로 분산되고 공동을 위한 시스템이어야 합니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못하는 이유는 개인이 권력화된 구조 때문입니다. 개인권력이 무너지지 않는한 개혁개방은 어려운 것이죠. 사회주의라는 포장을 하고 있지만 사회주의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대북전략이 제대로 먹히질 않는 것입니다.”

강 대표는 최근 개성공단폐쇄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말했다.
“정치가 개입되지 않아야 경제가 자유롭게 돌아가게 되는데 개성공단은 정경분리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중국이 개혁개방 초기에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이 정경분리였고 그것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었습니다. 중국은 일찍이 개성공단에서 손을 뗐습니다. 오로지 한국만이 지금까지 개성공단에 투자해 왔죠. 명확한 경제논리로 따져보면 어느 나라도 그 곳에 투자할 리 없습니다. 한국은 어쩌면 감성에 의한 투자를 한 것일지 모릅니다. 북에 고향이 있고 가족이 있는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북한은 한국의 감성을 이용한 것이죠.”

북한인권문제를 더 집중 제기했어야

개성공단 운영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것은 북한 근로자들의 억압된 생활과 방치라고 강 대표는 말했다. 구조적 문제가 많으니 중단한 것은 옳지만 우리의 문제제기가 핵개발 보다는 근로자들의 인권에 더 집중되었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비치기도 했다.

“대북제제는 필요하지만 압박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북한이 고립될수록 결국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그 안에 갇힌 일반 주민들입니다.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계속 되어야 하는데, 제가 롤 모델로 꼽는 곳이 바로 인요한 교수(연세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장 / 코리안드림타임즈 2015년10월 인터뷰 참조)가 활동하시는 ‘유진벨재단’입니다. 북한에 직접 방문하여 구호품만 놓고 나오는 게 아니라 직접 환자들에게 주사를 놓는 등 치료 과정을 다 확인한 후에 돌아옵니다. 그런 게 바로 진정한 인도주의적 지원입니다. 개성공단을 돕고 물품을 보내는 것은 진정으로 북한 주민을 돕는 길이 아닙니다. 독재국가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방식으로 지원을 해야 합니다.”

내수시장의 한계에 부딪친 한국사회

“20여 년 전 한국에 왔을 때, 저의 첫 느낌은 한국사회가 정말 역동적이란 것이었습니다. 힘들었지만 희망이 있었죠.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지쳐가는 게 보입니다. 어떤 한계에 부딪히는 것 같은데, 저는 그 한계가 바로 ‘영토가 가진 한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강 대표는 북한에서의 처절한 삶, 수용소에서 견디어 낸 인권유린, 가족과의 이별, 목숨을 건 탈출을 겪었지만, 한국에 정착한 후에는 한양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하여 무역학을 전공하고 이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근무했던 평범한 한국의 직장인이었다. 그렇기에 한반도가 직면해있는 문제에 대해 시민으로서 이성과 감성이 혼재된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지금 한국사회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너무 작은 땅에 많은 사람은 밀집돼있죠. 자원이 없어 수출에 매달리지만 글로벌경제는 대외변수가 많습니다. 국가 경제가 안정을 찾으려면 어느 정도 내수경제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한국은 내수시장은 너무 작죠. 지금까지는 급속하게 성장을 해 왔지만 이제는 그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경제가 각박해지고 동력을 잃어가는 것, 어쩌면 이런 현상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통일로 가는 징조가 아닐까요?”

강 대표는 각박해진 사회의 탈출구를 통일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내수시장이 북한으로 확대되면 지리적 여건으로 보아 동북삼성도 자연스럽게 한국 경제권에 편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사회가 각박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경제적 안정과 여유가 생기면 정서적으로 각박한 사회 분위기가 어느 정도 완화될 것입니다.”

북한 장마당은 北 체제전환의 원동력

북한 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강 대표는 다음과 같이 한 문장으로 그들을 대변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자유와 인권’이지 ‘자유롭지 않은 돼지’가 되고 싶은 게 아닙니다.”

그들 스스로 자유와 인권을 찾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절실한 것이 ‘정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쌀을 보내기보다는 의식의 양식이 될 정보를 보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러 대북지원단체에서 쌀이며 식량을 지원해왔지만, 저는 일반 주민으로서 그런 쌀을 한 톨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북한을 진정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주민의’ 국가가 되도록 만들려면 북한주민 스스로가 깨우치고 움직일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어미 닭이 밖에서 쪼고 병아리가 안에서 쪼아야 한다는 뜻). 강 대표가 간절히 바라고 시민사회에 전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그는 북한 장마당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인류 역사상 시장을 이긴 국가는 없습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변하지 않는 정치권력과 변할 수밖에 없는 시장세력의 마찰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현재 북한 장마당 시대의 개막을 주시해야 하는 것은 결국 장마당이 북한 정권을 이길 것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장마당을 통해 우리의 무기인 ‘정보’를 더욱 확산시켜야 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 시민사회의 진정성있는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고 했다.

수용소의노래.jpg강철환 대표가 북한 정치범수용소 경험 수기를 바탕으로 출간한 '수용소의 노래'(시대정신,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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