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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출 푸른아시아]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사람을 심는다”

코리안드리머
기사입력 2016.05.0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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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사람을 심는다
오기출3.jpg▲ 오기출 시민운동가 / (사)푸른아시아 사무총장
 
오기출 사단법인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은 주로 몽골 지역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림사업을 벌여왔다. 그 공로로 2008년 몽골정부부로터 자연환경보호 지도자상을 받았고, 지난 해에는 ‘2014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생명의 토지상’에서 최우수상(The First Prize of Land for Life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를 환경운동가라 말하지만 정확히는 시민운동가이다. “다른 NGO들은 나무를 심지만 우리는 사람을 심습니다. 사업성공의 배경에는 바로 인권에 기반한 접근이 있기 때문입니다.” 꾸준한 교육과 실험을 통해 생태복원뿐 아니라 빈곤과 인권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었던 그의 성공사례는 이제 동아시아, 아프리카 등 사막화 발생지역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오 총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정글지대 마저 사막화되고 곳곳에서 환경난민이 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요소가 ‘사람’이라고 했다.

<인터뷰 주인호 / 정리 허경은>


황사를 피하는 방법: 집에서 나오지 마라?

요즘과 같이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황사마스크를 쓰거나 언론은 외출을 삼가라고 알린다. 황사를 피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오 총장의 의견을 덧붙이면 ‘앞으로 30년 간 집에서 나오지 말아야 한다’가 우리의 대응책일 뿐이다.

“한국은 황사의 원인을 몽골, 중국 등에서 찾고 그들에게 방지의 책임을 전가합니다. 그러나 몽골에서 발생하여 중국을 거쳐 날아오는 미세먼지는 한국의 대기오염과 섞여 가장 나쁜 상태로 공중에 떠다니죠. 대기오염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석탄 등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입니다. 한국의 석탄 소비량은 세계 5위입니다. 대기오염 발생국으로써 책임이 없을 수 없겠죠.”

오 총장이 미세먼지의 생성 과정을 설명하고 한국의 대기오염 문제를 함께 지적한 이유는, 환경복원이 어느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공존의 문제가 되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땅 속 생물 사라지면 땅 위 생물도 죽는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사막과 달리 ‘사막화’는 인간의 활동에 의해 초원, 우림지역 등이 황폐해져 점차 사막으로 변해 가는 현상을 일컷는 신조어라며 오 총장은 설명을 이어갔다.

“1967년 아프리카에서 60만명이 굶어 죽었습니다. 이유는 인도양 온도가 0.5도 올라갔기 때문이죠. 인간이 소비하는 칼로리의 97%가 직간접적으로 땅에서 나오는데 기후변화가 토양에 영향을 미쳐 생물이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몽골은 평균 2.1도 올라갔는데, 이런 사막화로 인해 토양을 잃고 빈곤에 빠진 사람들을 ‘환경난민’이라 합니다. 몽골은 현재 영토의 90%가 사막화 되고 있고 인구의 10%(30만명)는 환경난민이 되었습니다.”

오 총장은 기후변화 문제를 정책적으로 심각하게 다루고 국제사회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정부, 시민사회 등에 강하게 제기했지만 ‘앞으로 천 년 후에나 벌어질 일’, ‘다른 국가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란 반응뿐이었다고 한다.

“몽골의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고 돕는 것이 곧 한국도 살리고 인류 전체를 살리는 방법이란 걸 사람들은 실감하지 못합니다. ‘지구를 살린다’는 주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겐 와 닿지 않는 이야기이죠.”

결국 오 총장이 직접 몽골로 들어가 몸으로 부딪히며 사막화방지 사업을 벌였다. 그를 중심으로 하여 푸른아시아가 사막화방지 조림사업을 벌인 모습은 지난 2011년 SBS스페셜 <사막화 다큐멘터리-몽골에서 지구를 지키다>를 통해서도 소개된 바 있다.

나무보다 물이 소중했던 몽골인들의 생활

처음부터 사막화방지 사업이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시작된 사업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3년간 나무를 심는 것이었다.그러나 3년에 걸쳐 심은 나무들은 100% 죽어버렸고 그는 이 사업을 실패로 결론지었다. 그리고 사업 실패의 원인이 ‘몽골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란 것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저는 몽골이 좋아서 몽골로 간 게 아닙니다. 전 세계에서 사막화가 가장 심각한 곳을 찾아간 것이 몽골행이었던 것입니다. 사업에 실패하고 나서 돌이켜보니 나무 심을 생각만 했지 몽골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걸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주민들을 만나기 시작했죠”

그는 주민들을 만나고 그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유목민의 특징을 파악하게 되었다고 했다. 유목민은 양, 염소들이 재산이기 때문에 그들의 시야를 가리는 나무는 ‘베어야 할 대상’이고 물은 귀하기 때문에 ‘아껴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아껴야 할 물을 쓸모없는 나무에 주었으니, 주민들이 이상하게 생각했겠죠. 결국이 일이 왜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주민들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주민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을 생각해냈고, 도시가 아닌 실업율이 높은 지역 ‘바가노르’를 두 번째 사업지로 선택했다고 했다. 구청과 협력하여 월급을 주며 나무를 키우게 하였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급여지급이 끊기자 주민들의 노력도 끝이 났기 때문이다.

생태복원으로 빈곤과 인권문제까지 해결하다

오 총장은 돈이 아닌 다른 동기부여로 주민이 참여하는 ‘자립형 마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립형 마을을 만들려면 주민들이 권한을 갖고 스스로 결정하는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주민참여(Residents Participation) - 권한부여(Empowerment) - 주인의식(Ownership), 이 세 단계를 거쳐 자립 모델이 만들어지는데 특히 임파워먼트를 어떻게 갖게 하는가가 고민이었죠. 저희는 나무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 즉 사막화가 최근에 급속하게 진행된 지역 ‘바양노르’를 새 사업지도 선택하고 주민들을 모았습니다. 90년대 초까지 호수도 있고 ‘차차르간’이라는 비타민 나무가 자라던 초원지대라 주민들의 조림사업 의지는 강했습니다.”

푸른아시아는 그곳에서 조림사업뿐 아니라 주민들이 원하는 감자심기도 병행했다. 그들을 위해 협동조합도 만들고 수확물 분배방식도 주민들이 결정하도록 유도하였다. 주민과 함께 노력한 결과로 황무지였던 바양노르는 감자가 싹트고 푸르름이 펼쳐지는 초원지대로 복원되었다. 조림사업의 성공과 더불어 빈곤문제까지 해결이 된 것이었다.

“가장 상위의 단계가 오너십을 갖는 것인데, 현재 그들은 그 땅의 주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가고 있습니다. 한 때 초원이 된 땅을 보고 부유계층들이 들어와 땅을 빼앗으려 했지만 40가구 주민들이 몰려다니며 의회나 기관 대표자들을 만나 호소하고 설득했죠. 사회주의체제라 개인 소유가 불가한 땅이지만 여론이 조성되자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들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사막화방지.jpg▲ 2005년 푸른아시아가 진행한 ‘바가노르’ 조림사업의 결과로 모래사막이 초원으로 복원되었다.

진정한 인권신장은 동정이 아닌 자립지원으로

푸른아시아가 UN의 생명의토지상 최우수상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그들이 나무를 많이 심어서가 아니라 인권에 기초한 접근이고 어느 지역에나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사회문제에 접근할 때 자선(Charity), 요구(Needs), 인권(HumanRights) 등에 기반하여 접근하는데, 가장 지속가능한 문제해결 방법은 인권에 의한 접근입니다. 잘못 생각하는 분들은 무조건 도와주고 위해주는 것이 인권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는데, 진정한 인권은 그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자립하였을 때 실현되는 것입니다.”

오 총장이 몽골에서 펼친 사막화방지 사업은 현재도 지속 중이며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푸른아시아는 몽골을 동북아시아의 전략기지로, 미얀마를 동남아시아의 전략기지로 하고 있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얀마는 전 세계에서 환경난민 발생수가 2위인 나라다.

“미얀마 중심지에 1500만명의 주민이 살고 매년 2500mm의 비가 오던 남한 면적 크기의 정글지대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땅이 사막으로 변했죠. 사막화는 어느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공존의 문제입니다. 한국은 사막화로부터 안전한 곳일까요?”

그는 사막화 방지사업을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며, 그가 개발한 모델과 노하우를 축적하여 훗날에는 북한 땅에서도 그것을 적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한국에 들어와 나무가 가득한 산을 보고 놀랍다는 반응을 자주 보이곤 했다. 북에는 연료가 없어 땔감용으로 나무를 베고, 기근을 해결하기 위해 풀 뿌리까지 뽑아 풀죽을 쒀 먹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마다 가뭄이 심해져 작물을 심어도 예전만치 잘 자라지 않는다고 했다. 통일 후 시급한 개발사업 중 하나가 북한의 녹화사업임을 염두에 둔다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막화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인류의 과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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