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냉전 종식의 상징 고르바초프 타계··· 국가와 국민의 ‘비전’ 중요성 일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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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종식의 상징 고르바초프 타계··· 국가와 국민의 ‘비전’ 중요성 일깨워

기사입력 2022.11.0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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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jpg
1987년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소련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이야기 하고 있다.

 

1989년 11월 9일. 굳건해 보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렇게 도미노처럼 냉전 종식이 선언됐고 독일이 통일됐다. 이러한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큰 획을 그은 인물이 지난 8월 30일 타계했다. 20세기 냉전 종식의 상징적인 인물 고르바초프다. 


고르바초프는 1985년 54세의 나이로 소련공산당 서기장이 됐다. 최연소 서기장이 된 그는 소련 내 개혁 정책인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를 추진했다. 페레스트로이카는 공산주의의 한계를 인정하고 서구 민주주의와 유사한 모델을 채택하겠다는 정치 개혁이다. 글라스노스트는 언론, 정보의 자유를 의미하는 사회 개혁이다. 여기에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에 더는 간섭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급진적인 변혁을 펼쳐나갔다. 


외교의 문도 활짝 열었다. 87년에는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중거리 핵무기를 폐기하자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맺었다. 2년 뒤인 89년에는 몰타 회담을 통해 냉전 종식을 공식 선언했다. 동독의 개혁 개방이 확대되면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으며 1990년 동서독 통일까지 실현됐다.


대한민국과의 인연도 깊다. 88서울올림픽에는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올림픽 사상 최다 참가국, 최대 참가 인원으로 국제 평화 분위기를 이뤄냈다. 1990년 고르바초프와 노태우 대통령은 최초의 한-소 수교로 두 나라의 국교 정상화를 이끌었다.


한 인물의 과감한 결단이 역사적으로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발생시켰다. 하지만 당대 소련인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했다. 지나치게 급진적인 개혁에 따른 혼란이 극심했던 게 가장 크다. 일각에서는 소련의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결과적으로 고르바초프는 1991년 12월 25일 사임했다. 그리고 익일, 소련최고회의는 소련의 해체를 선언했다. 붉은 깃발 소련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공식적인 냉전 또한 종식됐다. 


고르바초프를 향한 평은 국내와 국외가 엇갈린다. 개혁 개방을 통해 동유럽의 민주화를 촉발시키고 서구와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 분위기를 만들어 냉전을 종식시켰다는 점은 분명한 공로다. 이러한 공로가 인정돼 199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반면 그의 조국에서는 소련을 붕괴시켰다는 혹평이 공존한다. 


고르바초프의 개혁 개방 정책이 소련 국내에서는 왜 추앙받지 못했을까. 영국 언론 BBC는 이렇게 분석한다. "고르바초프는 소련 경제 몰락과 대중의 사기 저하를 막기 위해 급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한 그의 비전은 분명하지 않았다."(21년 12월 26일 기사)


비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명확한 비전은 광범위하면서도 구체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북한을 바라볼 때 비전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통일 논의에 앞서, 통일된 한국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통일운동의 선구자를 자처하고 있는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이사장은 남북통일의 비전을 한민족의 얼, 홍익인간 가치에 기반한 ‘코리안드림’에서 찾는다. 코리안드림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인류 보편의 원칙으로 하는 통일운동이다. 그는 개혁 개방을 통한 북한의 체제 변화, 국제사회의 공조, 시민의 힘이 통일한반도의 평화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8월에는 한국에 방문해 “코리안 드림의 진정한 주인이 되자”고 연설한 바 있다. 


고인이 된 고르바초프가 세계평화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건 분명하다. 만일 그에게 소련인을 향한 비전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오늘날 러시아 푸틴의 장기 집권과 우크라이나 침공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비단 필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한다. 이 말은 언젠가 한반도의 시간이 도래한다는 의미다. 바로 그때 ‘코리안드림’의 비전이 빛을 발하면 진정한 평화가 실현될 수 있다. 더욱이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와 비전이 국내외로 확산된다면 미래의 통일한국은 가히 희망적이다. 적어도 작금의 러시아와 다른 길을 걷는, 평화로운 통일한반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코리안드림 & www.kdtimes.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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