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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만들자

기사입력 2022.03.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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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세계 문명의 중심은 유럽과 아메리카를 거쳐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시아는 중국, 일본, 한국, 대만 등 세계 경제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며, 성장을 리드하는 국가들이 다수 포진 돼있다. 세계 경제에서 아시아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실물 경제와 병행한 금융산업의 혁신적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금융 혁명의 시기

최근 금융시장은 각국 중앙은행 역할에 못지않게 탈중앙화된 금융(DEFI)[1]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이미 세계는 제2의 디지털 및 금융혁명의 시기로 진입했다. 가상화폐와 NFT,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한 산업들이 이미 세계 자본시장에서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이러한 추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엄중하다. 우리나라 또한 소극적인 정책으로 시대의 변화에 올라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가상화폐에 대한 기관 투자가들의 투자가 금지돼 있다. 그만큼 다양한 수단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과 자본 창출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금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제조업의 부가가치 창출보다 월등하다. 영국과 네덜란드가 제조업 기반이 월등하지 못함에도 전 세계 국가 GDP 순위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는 이유다. 이 국가들은 유럽의 금융 및 중계 무역[2]허브 역할을 통해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주로 홍콩이 담당해 왔다. 홍콩은 땅은 작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금융 허브 역할을 해오면서 엄청난 GDP를 창출했다. 그러나 번영의 중심에 있던 홍콩이 사회주의 중국 체제로 편입되면서 자유와 인권이 위협받고,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위상도 잃어 가고 있다.

 

특히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면서 글로벌 기업과 금융 기관들이 탈홍콩(HKexit•헥시트)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홍콩을 대체할 다른 지역으로 기업과 금융기관의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 격화될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금융 경쟁력

전문가들은 헥시트(HKEixt)로 싱가포르, 도쿄, 시드니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객관적인 금융 경쟁력 순위를 고려할 때, 서울 또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한류 문화 콘텐츠 산업의 리더이자 글로벌 제조 강국이다. 또한 세계적인 기업들의 테스트 마켓 역할도 하고 있어 금융 허브로의 잠재력은 적지 않다. 미래 산업이 더욱 융복합으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금융과 산업, 문화 콘텐츠가 효율적으로 결합될 수 있는,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이다.[3]

 

정부 차원에서 금융 허브를 추진했던 예로 참여정부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과거 참여정부는 동북아 금융 허브계획을 추진했다. 금융산업 육성을 통한 금융 허브 구축은 일정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2003년 당시 영국 컨설팅 그룹 지 엔(Z/Yen) 그룹은 한국의 국제금융센터 지수(GFCI) 5위까지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금융 허브 계획은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20년 기준 한국의 GFCI 지수는 33위로 떨어졌다.[4]

 

금융기관 혁신의 필요성

지금까지 한국의 금융산업은 자율적으로 성장하기보다는 관치금융적 정책 수단으로 과도하게 이용됐다. 또 가계 부채 등 시장위험은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은 나라가 된 반면 은행의 건전성, 자본력 등은 매우 약한 국가로 전락했다. 이는 금융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세계 금융 경쟁력 순위 하락의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정부 및 지자체 역할과 더불어 한국 금융 기관들의 혁신이 필요하다. 예컨대 예대마진 수익 위주의 한국의 은행은 세계 주요 국가 은행 중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내놓을 만한 대형 투자은행(IB)도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세계 무역 10위권 국가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금융 산업의 현실이다.

 

서울시가 아시아 금융허브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 영어의 공용화, 원화의 국제화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금융시장의 완전 개방[5], 금융혁신, 그리고 금융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먼저다.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주주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그리하여 금융소비자 및 투자자들이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될 때 금융허브로서의 매력을 가질 수 있다.  그 결과 국제적인 투자은행과 보험회사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이 한국 증시에 상장하고 영업장을 개설하는 등 아시아 금융허브로의 우호적인 환경 또한 마련될 수 있다. 요컨대 자본주의 생리상 최대 이익이 발생하는 지역이면 자본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몰리게 돼 있다.[6]

 

 담대한 계획

한국은 최첨단 기술과 찬란한 문화유산을 자부하지만 분단국가라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를 딛고 국제적인 금융허브 기능을 수행할 경우, 글로벌 투자와 자본 창출을 리드하는 등 엄청난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는 국민의 삶을 증진시키는 것은 물론 한반도 평화통일의 경제적 기반을 구축하며, 나아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번영과 세계 평화 실현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미래비전으로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할 담대한 계획을 내세우고 시민사회 등과 협력해 가칭 아시아 금융허브 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이를 민관협력으로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면 국가 전반의 미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사업으로써 큰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 글 / 김백산 지구촌평화연구소 대표



[1]디파이(DeFi)란 탈중앙화 금융(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로서, 탈중앙화된 분산금융 또는 분산재정을 의미한다. 주로 암호화폐를 담보로 걸고 일정 금액을 대출 받거나, 혹은 다른 담보를 제공하고 암호화폐를 대출 받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해시넷 위키 참조)

[2]네덜란드의 무역의 상당부분은 중계무역이며, 이것은 완제품을 수입하여 다시 수출하는 형식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필수적으로 금융과 연계되어 있으며, 일종의 국제적인 도매상과 같은 역할로 2016년 기준(잠정재화와 용역의 수출은 GDP 82.4%에 달한다고 한다. 

[3]글로벌 거대 OTT기업인 넷플릭스가 콘텐츠 생산을 위해 한국 시장에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는 것은 콘텐츠와 자본의 상보적인 결합의 한 예라 볼 수 있다.

[4]다행히 2021년에는 서울 국제금융경쟁력 9계단 상승(16)했고, 미래 부상 가능성 2위라고 보고되었다.

[5]금융시장의 완전 개방에는 중앙정부 차원의 가상화폐, DEFI, P2E게임 허용 등 선진국 수준의 규제 완화도 포함된다. 

[6]최근의 시티은행이 한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결정한 사례는, 국제적인 금융허브로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한국 금융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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