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무비토크] 영화 모가디슈에서 본 남북통일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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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토크] 영화 모가디슈에서 본 남북통일의 길

평화로 가는 길
기사입력 2021.10.0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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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스틸컷.jpg
영화 모가디슈의 한 장면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는 실화다. 91년 아프리카 소말리아 수도에서 벌어진 혼돈의 시간을 다뤘다. 당시 남북은 유엔 가입 승인을 위해 아프리카에서 경쟁적인 외교를 펼쳤다. 유엔 가입 승인 표를 하나라도 더 받기 위한 조치였다. 한국은 소련과 중국의 반대로 유엔 회원국 가입이 가로막혀 있던 상황이었고, 아프리카는 유엔에서 가장 많은 투표권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87년 12월,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 한국 대사관이 설립된다. 


때때로 현실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 91년 소말리아 내전이 발발했다. 그 속에서 남북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다. 이때 강신성 (극중 이름 한신성) 대사는 기꺼이 북한에 손을 내밀었다. 뜻밖의 동포애였다. 불굴의 생존 앞에서 이념은 작동하지 않았다.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는 깻잎이다. 대한민국 대사의 부인이 깻잎김치를 먹을 때, 북한 대사 부인이 깻잎에 붙은 깻잎을 떼어준다. 이 장면은 단순히 ‘깻잎 떼어주기’ 이상의 상징성을 가진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관계, 즉 어떤 공통의 문화를 공유하는 사이임을 보여주고 있다. 


남북은 말하지 않아도 ‘깻잎 먹는 법’을 알고 있다. 흰쌀밥 위에 깻잎 한 장 얹히는 일. 젓가락질에서조차 남북은 어색함이 없다. 남북 대사관 직원들과 그 가족들은 생존을 위해 한 공간에 모였고, 생존을 위한 아주 기초적인 행위 ‘밥 먹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기실, 통일이라는 것도 이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다. 남북이 함께 마주 보면서 입 안에 밥을 밀어 넣는 일. 아주 평범하고도 아름다운 장면을 분단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는 볼 수가 없다.  


나는 이 영화의 진정한 명장면을 ‘갈림길’에서 찾는다. 남북은 각각 이집트와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생존을 모색하고자 양방향의 길로 갈라선다. 결과는 실패다. 이집트 대사관은 북한에게 구조기를 보내주지 못했다. 한국은 이탈리아 대사관 측으로부터 군용기 허가를 받지만 동포애가 발목을 잡았다.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강 대사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이탈리아 대사한테 ‘어떻게 내가 북한 대사관 사람들을 다 데려다 놓고 우리만 쏙 빠져나가냐. 그럴 수 없다’고 했어요. 죽으나 사나 같이 나가겠다고…. 안 되면 우리는 공관에 돌아가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추가로 비행기를 확보해 줬어요.” 


비로소 남북은 하나의 방향으로 돌진한다. 서적으로 차를 완전무장한 뒤 생사의 갈림길을 향해 힘껏 액셀을 밟는다. 한국전쟁 이래로 남과 북이 하나의 길, 하나의 방향성으로 달렸던 때가 있었던가.


남북이 합심해 하나의 목표로 내달렸을 때의 결과는 성공이다. 영화에서는 이탈리아 대사관 앞에서 백기를 흔들지만, 강 대사는 실제로는 남북 모두 태극기를 흔들었다고 전했다. 그들 손에 들린 것이 태극기인지 인공기인지 백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남북이 한마음으로 하나의 길로 달려왔고, 공동운명체라는 것을 실감할 때 평화는 찾아왔다.


“그럼 잘들 가십시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오겠지요.”


영화 속 남북 대사가 나누는 마지막 대화다. 실존 인물 강신성 대사의 현재 나이는 84세. 그가 남은 생애 동안 림용수 북한 대사를 다시 만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지만 그의 경험은 관객들로 하여금 일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남북은 하나 될 수 있고, 또 하나 됐을 때의 결과가 보다 평화로울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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