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강명도 교수] “북한 주민이 일어설 때 통일 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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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도 교수] “북한 주민이 일어설 때 통일 가속될 것”

원 코리아 리더
기사입력 2019.12.2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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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s.jpg▲ 강명도 전 경기대 북한학과 교수 / 방송인
 
유엔이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철수를 요구한 시한이 지난 12월 22일자로 종료됐다. 아시아, 동유럽 등지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북으로 송환되었으나 시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국, 러시아 등에서는 일부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이 확인된다고 전해진다.

최고위급 탈북자로 알려진 강명도 전 경기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해외노동자 송환 문제를 안타까운 조치라고 말하며 그 이유를 "주민들이 자유 세계에 노출될 기회가 다시 차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명도 교수는 1994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지 25년이 지났다. 평양외국어대학을 졸업하고 인민무력부 보위대학 보위전문 연구실장, 합영회사 부사장 등을 지냈는데 김일성의 10촌인 강성산 전 총리의 사위로도 알려져 소위 북한 상위 1%로 불리기도 한다. 
채널A ‘이제만나러갑니다’, TV조선 ‘강적들’ 등을 비롯해 다수의 뉴스에 패널로 출연해오던 그는 최근 유튜브에 자신의 이름을 건 ‘강명도TV-자유조선’ 채널을 개설, 시간·형식에 구애없이 자유롭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북한 이슈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듣고자 서울 강동구에서 강 교수가 운영 중인 북한요리 음식점을 찾았다. 그 자리에서 그는 한국과 국제사회가 “아직도 북한을 너무 모른다”고 단호히 말했다. 

인터뷰·글 허경은


03s.jpg▲ 강명도 교수의 방송 출연 모습 (출처= 채널A '이제만나러갑니다' / TV조선 '강적들' 방송화면 캡쳐)
 
“북한 주민에 외부 세계 접할 기회 제공해야”

-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2397호)로 규정된 북한 해외노동자 본국 송환 시한이 종료됐다. 아직 완전히 이행되지 않은 지역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북한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외부 충격은 필요하다. 대북 경제제재 등의 압박이 지속되면 내부 반발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바로 그런 고통이 북한 주민들을 일어서게 만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재 항목들 중 해외노동자 본국 송환 조치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북한을 올바르게 변화시키려면 외부 충격과 더불어 정보 유입이 동반되어야 한다. 대략 2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해외노동자들은 감시 체제 하에서도 자유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동유럽 국가들은 이미 자유로운 체제로 전환된지 오래됐고 러시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리 사회주의·공산당 체제라 하는 중국에서도 얼마든지 한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자유 세계와 북한의 체제 모순을 깨닫기 시작한 노동자들이 증가하면 장기적으로는 북한 레짐체인지에는 더 도움이 된다."

- 노동자들이 외화벌이로 벌어들인 자금이 북한 당국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우려도 있지 않은가.

"어차피 외화유입의 완전한 차단은 어렵다. 중국, 러시아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2017년 대북제재결의안에 찬성을 했었고,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이상 스스로 이 규정을 불이행할 수는 없다. 다만 최근 두 국가가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한 것은 일종의 북한을 위한 제스처로 이해하면 된다. '우리가 이만큼 최선을 다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중국은 마지못해 해외노동자 송환을 이행하는 대신 북한에 무한한 관광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1년간 북한을 다녀간 중국 관광객이 300만명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 북한은 지금도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내년 3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데 누구를 수용할 것인지는 뻔하지 않은가. 이렇듯, 어차피 중국, 러시아는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북한을 돕게 돼 있다. 결국 이런 방식 보다는, 차라리 북한 노동자가 해외로 대거 나와 외부 세계를 접하게 만드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04s.jpg▲ 강명도 교수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강명도TV-자유조선' (출처=유튜브 채널 캡쳐)
 
“핵·인권 문제, 조금도 개선되지 않아”

- 지난 2년간 남·북·미 정상회담이 연이어졌지만 아직까지 북한의 핵폐기 절차에 있어 뚜렷한 개선은 보이지 않는다. 

"2018년 올림픽과 정상회담 등을 통해 외부로 한 발짝 모습을 드러낸 북한을 한국 정부가 잘못 리드했다고 본다. 이들을 국제무대로 이끌어낸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6자회담 등 다수의 국가 속에서 관리하고 설득했어야 했는데 미국과 단독으로 붙이며 양자회담이 되도록 다리를 놓아 상황이 어렵게 전개됐다. 핵을 포기할거라고 기대하는 것부터 착각이다. 북한은 핵이 없어지면 이라크, 리비아처럼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회담전술의 하나로 핵 폐기 가능성을 언급할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 결국엔 핵 보유국이 될 것라고 보고 있다. 이미 93년부터 지금까지 25년간 북한은 반복적으로 시간을 끌며 핵 무기를 개발해왔다."          

- 북한의 인권 문제도 심각하다. 최근 동해상에서 발견된 어선 2명의 북한 송환,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그룹에 대한 외교부의 소극적 대처에 모두 중국으로 추방된 사건 등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지금 한국 정부는 탈북민과 관련하여 북한에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어찌 보면 비굴해 보일 정도로 북한의 눈치를 본다. 북한 주민도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다. 정말 살인 등 범죄 연루 의혹이 제기된다고 해도 한국에 넘어온 이상 우리가 조사해서 상황을 파악한 후 우리 법으로 처벌을 해야 하는 게 맞다. 누구보다도 인권을 중요시 외치던 정부 인사들 아니던가. 안타깝다."   

“탈북민·북한주민을 움직여라”

- 기독교 신앙인으로 간증 무대에도 자주 오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종교와 신앙의 자유의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잘못하면 북한 주민들이 다친다. 김일성 유일사상은 근본적으로 기독교 사상과 양립할 수 없다. 다른 종교를 믿는 것부터가 김일성을 배신한 것에 해당하기에 총살 당하거나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다.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빠르게 확산되는 길은 먼저 온 탈북자들을 전도하는 것이다. 3만 탈북자를 외면하고 중국, 북한으로 다니는 것은 (물론 그 또한 필요하나)매우 큰 위험이 따르는 일이다. 탈북민들은 그들이 체험한 한국의 실상과 모든 정보들을 북에 남겨진 가족들에게 전하고 있다. 탈북민들이 하나님 때문에 생명을 구했고 한국에 왔음을 진실로 깨닫게 된다면 그들이 그뜻을 전할 것이다."   

- 최근 식당도 개업했는데, 특별히 음식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있다면...

"지난 여름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탈북민 한성옥 모자의 사망 사건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많은 탈북민들이 한국에 정착한 뒤 경제활동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창업할 의지가 있고 준비가 된 사람도 사실상 방법을 잘 몰라 실패하기 일쑤다. 그래서 최근에 개업한 식당은 내 개인 목적보다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한 뒤 창업을 목표한 탈북민들에게 시스템을 전수하는 형식으로 활용하고자 한 바가 크다. 우리의 경험과 장점을 살려 북한식 만두, 오리불고기, 녹두전, 냉면 등을 판매하고 있다. 많은 탈북민들이 다른 지식이나 기술이 부족하다보니 가장 흔하게는 음식사업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북한식 그대로 제조하면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다. 북한 전통을 살리되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입맛을 연구해서 새롭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이 곳에서 시작했지만 곧 서울, 인천, 나아가 전국적으로 체인을 넓혀갈 계획이다."   

02s.jpg▲ 강명도 교수가 운영 중인 서울 강동구 소재 북한요리 음식점 '대동강 오리 불고기'
 
- 강단에 서는 것은 물론 방송, 사업 등 다방면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계신데,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활동을 함께 하며 통일지도자 연수 자리에 자주 올라 강연을 했다. 한국인들에겐 북한 정보를 알리는 일을, 북한 주민들에게는 외부 세계를 알리는 일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최근 식당을 개업해서인지, 고향 음식을 그리워하는 탈북민들이 자주 방문한다. 그런데 간혹 내 방송을 보고 탈북을 결심했다고 하며 식당엘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 해외를 드나드는 북한 노동자나 혹은 북한 내에서도 매체를 통해 한국 소식을 몰래몰래 접할 수 있는데 내 방송을 보았다는 사람을 만나니 신기하고 의미있기도 하다. 결국 북한을 변화시키는 건 북한 주민들이다. 한국 정부도 통일 정책을 북한 정부가 아닌 북한 주민들에게 맞춰주길 바란다. 주민을 움직이는 것이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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