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재범 한미협회 부회장] “한미동맹,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기여하는 동력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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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한미협회 부회장] “한미동맹,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기여하는 동력 되어야”

기사입력 2019.02.2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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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s.jpg▲ 김재범 (사)한미협회 상근부회장
 
최근 1년간 한반도 정세는 누구도 그 전에는 예상치 못했던 급변의 시기를 맞았다. 그리고 현재도 진행중이다. 2018년 봄부터 시작된 남·북·미 간의 릴레이 정상회담이 오고 가며 한반도 정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가운데 여러 해석들만이 난무하고 있다. 또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과 맞물려 예상치 못하게 한미동맹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곧 있을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놓고 여러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의 요구가 주로 반영된 결과가 나올 경우, 훗날 주한미군 축소의 가능성, 혹은 현재도 협의중인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증액 관련 압박이 더 커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재범 한미협회 상근 부회장은 최근 1년의 과정에 대해 전반적으로 남북 관계에는 기대를, 한미 관계에는 우려를 드러냈다. 남북관계가 앞으로도 우여곡절이 많겠지만 개선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한미동맹에 노력을 소홀히 한다면 아무리 60여 년을 이어온 관계라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게 김 부회장의 생각이다. 

한미협회(회장 박진)는 독립운동가이자 전 한국증권 회장인 이원순(1890-1993) 초대회장을 주축으로 1963년에 창립된 민간단체이다. 한미 친선 교류, 우호 증진, 주한미군 격려 행사 등 다양한 문화교류활동을 펼치며 한미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민간차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 우루과이 대사를 역임한 김재범 부회장은 외교관 재임 시절 주로 워싱턴, 뉴욕 등 미국과 우루과이, 콜롬비아,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에서 근무하며 한국과 중남미 국가들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인터뷰·글 허경은 / 사진 이용현


한반도 운명, “속도 보다 방향”

- 지난 해 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근 1년 간 한반도 정세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떻게 평가하고 앞으로를 어떻게 전망하나?

“최근의 변화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기대는 물론 일각에서는 의구심과 불안도 계속 존재한다. 하지만 이 시점에까지 와서 다시 천안함 피격이나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사건 등의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 앞으로도 여러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본다. 이 모든 변화는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촉발됐다. 그래서 눈에 띄는 성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 불만족의 목소리가 있는 것인데, 분명한 것은 ‘비핵화’라는 방향이 잡혔다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속도보다는 방향이다. 많은 나라가 한반도 문제에 연관돼 있고 추구하는 바가 달라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으니, 서로 잘 조정해가며 계속 나아가야 한다.”

- 남북관계는 개선되는 반면, 한미관계 약화되는 듯한 양상도 보인다. 

“미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미국의 대북제재는 북한이 나쁜 방향으로 못나가도록 하는 것이지, 그것이 마치 원인이 되어 핵이 개발되는 것으로 인식되어선 안된다. 또한 한미관계에 있어서도, 그동안 한국과 미국이 함께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한미관계는 통일을 위한 자산으로 활용되어야지 이 관계를 마치 통일을 막는 것으로 오해해서도 안된다.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와 우리의 관계는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또 그렇게 나아가도록 우리도 외교적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 싱가폴에 이어 하노이에서의 두번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비핵화에 대한 성과 없이 대북제재 해제 등 대북 경제 지원이 먼저 유도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최근 미국의 세계적 투자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가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3월 초에 바로 방북하겠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짐 로저스는 관련 기사 보도 이후 ‘당장은 아니’라며 방북 시기를 번복했다.) 이런 기사들도 사실은 북한에 대한 하나의 유인책이 될 수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위험이 높을수록 수익도 높음)이라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나아가야 할 부분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혹 이를 계기로 대북제재가 다소 완화되거나 교류가 재개되더라도, 북한에 대한 일방적 지원보다는 상호이익을 위한 경협이어야 하고, 그러면서 반대급부로 비핵화를 빨리 촉진시켜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은 한반도의 장기적 평화를 위한 길

- 한미동맹 균열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한미동맹, 안심해도 되는가? 

“안심할 수 없다. ‘관계’라는 것은 그냥 둔다고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자주 갈고 닦고 거름과 물을 줘야 유지되는 것이다. 북한의 정치 체제는 3대 세습으로 지도자 뿐 아니라 아래에 배치된 전문가들도 한번 자리를 잡으면 평생을 간다. 그러나 한국은 5년마다, 미국은 4년 내지 8년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정책이 바뀌고 상황이 변한다. 그렇기에 더욱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동맹 관계가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일관성있게 가꿔가야 한다.” 

- 많은 국민들이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는 걱정하는 한편, 방위비분담금 관련하여 우리의 부담이 커지는 것에는 불편함을 느낀다. 그것이 갈등의 소지가 되기도 하는데... 

“우방국 간의 교역 문제는 상호이익을 계산하기가 비교적 용이하나, 동맹국 간의 안보협력 관계는 정량적으로 비교하여 판단하기 어렵다. 우리 국민은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증액요구를 단순히 거래상대방으로부터의 압력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우리의 장기적 큰 이익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주한미군의 역할을 십분 활용하고 한반도 통일 추진 과정에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봐야지, 통일을 막는 걸림돌로 인식해선 위험하다. 오히려 우리가 방위비분담금을 증액해주는 만큼 주한미군을 증원토록 요청할 필요가 있다. 이로써 주한미군 감축 및 조기철군에 대한 우려의 분위기를 반전시킴으로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사단법인 한미협회가 지난 2017년 9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빈센트 브룩스(가운데) 한미연합사 사령관을 초청, 오찬 연설회를 열고 있다. 김재범(왼쪽 첫번째) 한미협회 부회장(당시 사무총장).jpg▲ 사단법인 한미협회가 지난 2017년 9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빈센트 브룩스(가운데) 한미연합사 사령관을 초청, 오찬 연설회를 열고 있다. 김재범(왼쪽 첫번째) 한미협회 부회장(당시 사무총장)을 비롯해 한미협회는 매년 주한미군 등과 교류하며 우호관계 증진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어떤 기여도가 있을까. 

“주한미군은 단순한 한·미연합군을 넘어 유엔군의 역할이 맡고 있다. 유엔의 대북제재가 언젠가는 해제 또는 완화되더라도 남북간 인원과 물자 왕래는 현행과 같이 유엔사령부의 사전승인 하에 이루어진다. 즉, 방위비분담금 증액은 한미연합군 및 유엔군의 기능에 직·간접적 지원을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북간 교류 협력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통일 과정과 이후에도 유엔의 평화유지 역할이 크게 요구된다. 주한미군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과 그 사이 불시에 발생 가능한 급변 사태를 유엔 감시 하에서 대처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이다.”

독립 정신이 곧 통일 정신

- 통일 이후 여러 갈등 문제가 예상된다. 갈등·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남미에서 주로 외교관으로 재임하셨다. 반면교사 할 사례가 있다면? 

“사실 많은 사람들이 중남미를 갈등과 분쟁, 테러 등이 잦아 우리보다 위험하다고들 여긴다. 그러나 한반도의 갈등과는 차원이 다르다. 중남미 사람들의 성향은 대체로 낙천적이어서, 오늘 싸우다가도 내일은 또 없다며 오늘을 즐긴다. 우리는 원한이 많은 사람들이다. 민족 간에 전쟁을 겪고 피를 흘렸다. 우리 안의 갈등은 다른 분쟁국들의 것들과 차원이 다르다. 통일 후 갈등은 더 극심해질 것이다.” 

ss.jpg▲ 지난해 12월 12일 미국 워싱턴D.C. 카네기 연구소에서 열린 '원코리아 국제포럼 2018'에서 김재범 한미협회 부회장(전 우루과이 대사)이 발표를 하고 있다.
 
- 통일 후 겪을 분쟁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외교에서도 중요한 것이 평소에 친분관계를 두텁게 하는 것이다. ‘필요할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필요할 때 정말 도움을 받고자 한다면 평소에 꾸준히 좋은 관계를 맺어놔야 한다. 앞서 한미동맹도 그렇고, 앞으로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통일 후에 노력하는 것은 이미 늦은 것이다. 통일 전부터, 지금부터 남북이 서로 대화하고 교류하며 계속 마주치고 해야 서로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친해질 수 있다.”  

- 한미협회를 설립한 초대 회장도 독립운동가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이 더욱 조명되고 있다.

“이원순 초대 회장은 독립운동가로써 독립운동의 재정 지원을 많이 하셨다. 그런데 이런 수많은 운동가들의 독립정신은 두 나라를 만들자고 한 게 아니었다. 결국 완전한 독립이 되려면 하나의 나라로 통일을 이뤄야 한다. 이 시대에 우리가 다시 되새겨야 할 독립정신은 바로 통일정신이어야 하는 것이다. 백년간 못이룬 꿈을 우리 모두가 하루빨리 통일의 길로 나아가며 실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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