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경제포커스] “정치의 첫 번째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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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정치의 첫 번째 목표"

칼럼
기사입력 2016.02.0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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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호.jpg▲ 주인호 편집국장
최근 역사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가 화제다. 이 드라마는 내우외환의 난세에 고통 받는 백성을 외면한 채 지배층이 권력투쟁만을 일삼은 고려말기의 사회상을 고발하며 조선 건국과정을 그려간다. 권문세족의 부정부패로 인해 홍건적과 왜구의 노략질에 백성은 신음하는데 조정은 우왕좌왕이다. 정도전은 이러한 현실을 보면서 ‘민본주의’사상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견제와 균형, ‘위민(爲民)’이 중심

드라마에서 이방원이 한때 스승으로 섬긴 삼봉 정도전과 나눈 짧은 대화 한 토막은 그 후에 함께 건국한 조선왕조의 통치이념을 상징적으로 예고한다. “어떤 이름을 남기고 싶으냐”는 이방원의 물음에 삼봉은 “나는 역사에 이름보다 기록을 남기고 싶다. 내가 살며 배우고 익힌 것을 후대에 문자로 남기는 것이 오랜 꿈” 이라고 답한다.

이성계와 정도전 등이 중심이 되어 세운 조선은 실제로 건국 초기에 경국대전을 제정, 반포하는 등 법과 제도의 문서화를 통한 위민(爲民)정치와 법치주의를 국가운영의 기조로 삼았다. 정도전이 꿈꿨던 것처럼 조선은 기록의 왕조였다.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 등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기록유산이다.

‘육룡이 나르샤’못지 않게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또 하나의 역사 드라마는 ‘장영실’이다. 태평성대였던 조선왕조 초기에 노비의 자식 장영실을 등용해서 과학기술의 꽃이 피게 했던 세종대왕의 정치철학을 여실히 보여준다.

‘민본정신’, 고려멸망과 조선개국 원인

두 드라마의 기획·연출자는 어떤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가. 아마도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사회를 실현하고자 했던 조선건국의 이념적 배경을 이해시킴으로써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갈등의 근원을 성찰해 보려는 것은 아닐까. 위정자인 사대부가 백성을 외면하고 당리당략을 쫓았던 것이 고려 멸망의 원인이라면 조선왕조는 초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통치역량을 집중했다. 세조가 경국대전을 만들고 세종이 노비의 자식 장영실을 등용한 사실로서 이는 뒷받침된다. 무엇보다도 장영실의 과학적 재능을 통해 가뭄과 홍수에 시달리는 백성들에게 예측 가능한 영농(營農)을 할 수 있도록 해준 세종의 지도력이야말로 위민정치의 전형이었다.

어느 시대에나 사회적 갈등은 있었다. 그러나 국가의 흥망성쇠는 통치권력과 지도층에 의해 결정되었다. 그들이 도덕적일 때 나라는 흥성했고 그 사회는 안정됐다.

반대로 통치권력과 지도층이 부도덕할 때 사회불안은 심화되었고 갈등이 증폭되어 그것이 자정능력의 한계를 벗어나게 되면 결국 민중의 반란으로 폭발하거나 종내는 주변국의 침략을 불러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결국 국가는 쇠망의 길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역사의 법칙이다.

내우외환의 현실, 고려말기와 유사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우리나라는 지금 글로벌경제위기에 직면해 있고 동북아의 평화안정도 불안하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위험을 극복해야 숙제를 떠안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월 13일 신년사 기자회견에서 국회에 경제개혁 법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간곡히 요청했다. 글로벌 사회에서 정실자본주의에 발목 잡힌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의지가 현실화 되지 않는데 대해 대통령은 한탄의 한숨도 내쉬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19대 국회를 뒤돌아 보노라면 멸망직전 고려의 사대부 출신 지도층들을 연상하게 된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견제하여야 할 야당은 민의를 외면한 채 당리당략으로 사분오열 되었다. 국정교과서 논란으로 국론은 분열되었고 정부와 시도 교육청이 어린이 급식 예산으로 대립한다. 자수성가한 6070세대와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갓 사회에 나와 8포세대라고 자조(自嘲)하는 2030세대 사이에는 세대갈등의 양상까지 드러내 보이고 있다.
고령화와 취업난 때문에 초래된 현상이다.

180만명의 다문화가족은 한국사회의 배타적 처우로 인해 생존이 각박하다. 급속한 경제발전은 삶의 질을 오히려 왜곡했고 가정은 사실상 해체의 지경으로 가고 있다. 다양성이라는 미명아래 가치관의 충돌은 이미 일상화되고 있다. 우리의 자화상이 이처럼 날이 갈수록 일그러져 가고 있는 것이다.

갈등해소 가르침 전승하고 국가비전 다시 세워야 

우리나라는 사회갈등지수에서 OECD 34개국 가운데 5위이며 사회갈등관리지수는 27위로 하위권이다. 2015년 삼성경제연구소는 갈등으로 야기되는 우리나라의 경제적 비용이 최대 246조원이라고 발표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의 27%가 갈등해소비용으로 지출된다는 것이다. 갈등지수가 10% 하락하면 1인당 GDP가 1.9%-5.4%가 증가한다는 통계도 곁들였다.

2015년 ‘국제시장’, ‘장수상회’라 는 영화와 ‘꽃보다 할배’라는 연예프로가 많은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 주었다. ‘히말라야’라는 영화도 관객들을 모으며 눈시울을 자극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한결같이 믿을 수 없는 사회, 희생과 헌신이 무의미해지는 현실을 고발한다.

배려하는 사회 실현

영화 ‘국제시장’에서 묘사되었던 것처럼 잿더미가 되어버린 땅에서 가족을 위한 부모세대의 피땀 어린 헌신이 오늘 날 우리 사회를 일으켰다. 영화 ‘히말라야’에서 보여진 부상당한 동료를 찾기 위해 해발 8천미터 고지를 목숨을 걸고 밤 새워 올랐던 휴먼원정대의 절실한 동료애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따뜻한 이웃애를 다룬 드라마 ‘응답하라 1988’가 보여주었듯이 사회갈등 해소비용을 낮추는 첫 번째 정치목표는 배려하는 사회실현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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