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통일대박’의 반대말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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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대박’의 반대말은 뭘까?

기사입력 2015.08.0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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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조2.jpg  ▲ 임헌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사무총장
분단으로 인해 침해받고 억압당하던 구질서를 해체하고 남북한 모두가 자유로운 영혼으로 거듭 태어나는 것이 시민운동으로서의 통일운동의 목표이다. 그 가운데에‘홍익인간, 제세이화’의 정신이 살아 숨 쉬어야 한다. 결국은 사랑이다. 시민운동은 사랑이다. 통일은 사랑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봤다. ‘통일대박’의 반대는 뭘까? 쪽박인가. 아니다. 통일을 대박과 쪽박으로 구분하기에는 그 의미가 너무 크다. 대박이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지 말아야 할 것이 통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하던 차에 머리를 스치는 단어가 떠올랐다. ‘희생’이다. ‘통일은 대박이다’ 옆에 ‘통일은 희생이다’라는 문장을 써보았다. 희생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른 사람이나 어떤 목적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 재산, 명예, 이익 따위를 바치거나 버림’이라고 나온다. 경제적으로 대박이든 또는 쪽박이든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 희생하는 것이 통일운동의 속살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되물었다. 순간,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생각났다. 그가 쓴 작품 중에 이런 것이 있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다시 ‘통일은 희생이다’ 옆에 이렇게 쓰기 시작했다. ‘통일은 사랑이다’라고. 작년 ‘세월호’에 이어 올해 ‘메르스’까지 서민경제는 죽을 맛이다. 계속되는 한국경제의 불황에 안 좋은 사건들이 겹치면서 서민경제에 든 시퍼런 멍이 뼈까지 상하게 하고 있다. 건설경기와 주식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대한민국에서 ‘대박’의 신화는 사라진 지 오래다. 잠시 ‘통일대박’이 국민의 마음을 끌었던 것도 사실 이지만 최근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대박’이라는 표현이 갖는 경박함과 힘겨운 경제적 현실이 주는 괴리감은 통일운동에 도리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이다. 더 이상 통일운동의 비전으로 ‘경제적 대박’이 커다란 자리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사는 이유가 밥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정 러시아 말기,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서도 부모를 잃은 아이를 걷어 자신의 아이처럼 키우는 이웃을 보고,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을 얻는다. 탈북자가 3만 명을 육박하는 시대. 남한 보다 더 가물어 올 겨울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는 이 때, 통일대박에 앞서 우리는 왜 통일을 하려 하는가에 대한 답을 구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인 이유는 부차적일 뿐,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통일운동을 돌아보면 희생정신과 봉사정신 그리고 사랑에 바탕을 둔 시민운동이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북한 어린이돕기 바자회에서 대가 없는 사랑의 실천을 보았고 고사리 손이 가져다 주는 ‘천원의 기적 통일기금 저금통’에서는 보편적인 인류애를 느꼈다. 경제적인 편익과는 상관없이 우리는 그 속에서 자유와 보람을 느낀 것은 아닌가.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근대사회는 자유로운 시민의 출현을 통해 개화했다. 사회의 발전은 성숙된 시민의식의 결과였고, 시민운동은 보다 확장된 자유와 권리를 지향했다. 시민운동의 본질은 자유를 억압하는 요소들을 혁파하고 더 나은 진보를 위해 새로운 질서를 확립해 나가는 것이다. 경제적인 자유, 문화적인 자유, 영적인 자유를 쟁취하기 위하여 모든 억압적인 것들을 타파해 나가는 행위가 시민운동인 것이다. 분단으로 인해 침해받고 억압당하던 구질서를 해체하고 남북한 모두가 자유로운 영혼으로 거듭 태어나는 것이 시민운동으로서의 통일운동의 목표이다. 그 가운데에 ‘홍익인간, 제세이화’의 정신이 살아 숨 쉬어야 한다. 결국은 사랑이다. 시민운동은 사랑이다. 통일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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