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가수 민서연] “고난과 역경 이겨내면 반드시 새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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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민서연] “고난과 역경 이겨내면 반드시 새 시대 온다”

코리안 드리머
기사입력 2020.03.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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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s.jpg▲ 민서연 가수 /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홍보대사
 
K팝이 전 세계에서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에도 국내에서는 기성 가수들이 불러온 민중·대중가요가 못지않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방송계에서 불고 있는 트로트 열풍이 그 인기를 증명하며 장·노년층만이 아닌 2030 세대들의 관심도 모으는 중이다. 

가수 민서연 씨는 방송계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는 대중과 가까운 생활 속에서 사랑을 받아왔다. 각 지역을 홍보하는 노래를 부르며 지역민들의 마음에 기쁨과 위안을 주었고 다양한 사회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행사에도 기꺼이 동참하며 재능기부를 해 왔다.

전남 진도군에는 민 씨가 부른 ‘내 사랑 진도’(내 고향 진도 / 작사 박영관, 작곡 김병학)의 노래비(진도군 의신면 송군마을, 2015)가 세워져있다. 수많은 가수들이 있지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노래비를 가진 가수는 얼마나 될까. 지역 사회에서 큰 사랑을 받아 온 민 씨는 “너무 큰 영광이다. 진도 노래뿐 아니라 ‘안면도 연가’, ‘포항 연가’ 등 여러 지역을 배경으로 한 노래를 불렀었는데, 통일이 된다면 금강산, 두만강 등 북한 지역을 소개하는 노래도 불러보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인터뷰·글 허경은


내고향진도 노래비 제막식(2).jpg▲ 2015년 11월 진도군 의신면 송군마을에서 열린 가수 민서연의 ‘내 사랑 진도’(내 고향 진도) 노래비 제막식 (출처=진도군청 홈페이지)
 
가수의 꿈을 이루다

최근에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수 데뷔의 전초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형태가 달라지고 더 다양해졌을 뿐, 과거에도 각종 경연대회를 통해 가수로 데뷔하는 사례가 많았다. 민 씨는 20대 초반부터 이런 무대에 자주 올랐다. CBS가요제 최우수상, SBS사랑의중계차 대상, 주부가요열창 가창상, MBC향토가요제 대상 등이 그를 가수의 길로 이끌었다. 

“제대로 음악을 배워본 적은 없습니다. 그저 노래하는 게 너무 좋았을 뿐이죠. 그런데 대회 수상이 잦아지고 주변에 많이 알려지다보니 자연스레 음반 발매 제안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2003년에 첫 앨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여섯 개의 앨범이 나왔네요. 지금도 다음 작업을 위해 녹음 중에 있습니다.”

민 씨는 첫 앨범을 준비하며 평소 앓던 지병도 극복했다고 했다. 목 디스크가 심해 누워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가족들의 부축을 받아야만 일어날 수 있는 정도의 고통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기 전에는 생계를 위해 다양한 일을 해왔습니다. 피로가 쌓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몸이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고 결국엔 목디스크 판정을 받기에 이르렀죠. 그러면서 자연스레 하던 일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보존적 치료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저는 수술이 꼭 필요한 상태라고 하여 약 3개월 간 수술을 대비한 통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3개월 안에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당시 하는 일도 없었기에 치료받으면서 하고 싶던 노래나 더 하자는 생각으로 녹음실을 다니며 노래 연습을 했었거든요. 의사도 많이 놀라워했죠. 아마도 좋아하는 걸 해서 몸도 좋아졌나봅니다.” 

디스크·실명 위기를 극복케 한 노래의 힘

노래라는 치료제로 디스크를 이겨냈다고 한 민 씨는 곧장 1집 앨범을 내고 가수 협회에 등록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소속사라는 제도가 많이 성장하고 정착됐지만 당시에는 홍보 작업부터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재정적으로 여유로웠다면 자금을 들여서라도 PR 대행을 했을텐데 조금씩 벌어들이는 수입을 모두 생활비로 소진했으니 PR은 생각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욕심은 나는데 손익은 따져야 하고, 그렇게 직업적으로 뛰어들다보니 그저 노래가 좋아서 즐길때와는 달리 압박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눈이 안보이기 시작했죠. 병원에 가보니 신경성으로 인해 실명 위기 상태에 놓였다고 하더군요.”

급성으로 시력저하를 맞은 그는 주변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안과, 한방병원 등을 가리지 않고 다녔다고 했다. 양·한의학을 막론하고 모든 의사들은 그에게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도 조언했다.  

“노래를 부르면 안압이 올라가 더 위험하고 치료 효과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못하게 되니 좌절스러웠지만 그래도 실명은 막아야 했기에 당분간 음악을 중단하고 치료에만 전념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수술을 받아 회복하기까지 1년 반 정도가 걸린 것 같네요.”

치료 기간이 1년을 넘기다보니 노래에 대한 갈증이 다시 심해진 민 씨는 아직 회복중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왕성한 활동의 욕심은 버리고 즐기는 선에서 조절하며 하겠다는 말로 가족들을 설득했고 치료를 병행하며 2집을 발매했다.       

01(3)s.jpg▲ 가수 민서연 6집 앨범 프로필
 
통일을 노래하다

음악을 즐기면서 차곡차곡 앨범을 발매해 온 그는 불러주는 곳이라면 재능기부도 마다않고 무대에 올랐다. 지난 해에는 덕수궁에서 열린 '가을맞이 힐링콘서트'(문화재청 주최/문화유산국민신탁 주관) 무대에 올랐다. 해외 공연에도 자주 참여했는데 미국 라스베가스·아리조나에서 열린 '광복70주년기념행사'(2015), 독일 '정월대보름큰잔치'(2016), 워싱턴D.C. Korean American Senior Center에서 열린 '한인축제'(2017) 등이다.

“한국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해외에서는 우리 동포들과 교류하며 그들을 위로하는 노래를 많이 부르다보니 오히려 제가 위로받는 것 같았습니다. 몸에서 에너지를 쏟고 마음으로 에너지를 받았죠. 듣는 이도 부르는 이도 건강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07.jpg▲ 2019년 10월 14일 덕수궁에서 열린 '가을맞이 힐링콘서트'에서 민서연 씨가 공연을 하고 있다.
 
대중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방방곡곡을 다닐 수 있었지만 북한 만큼은 갈 수 없어서였을까. 민 씨는 최근에 통일의 소망을 담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우연한 기회에 통일운동 단체 연대체인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통일천사) 행사의 축하공연을 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2019)에 아직 발매 전인 통일 노래 하나를 받아 연습하던 중이었습니다. 정식 반주도 없었고 가사와 멜로디도 입에 붙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 자리에 오신 분들께 꼭 들려드리고 싶어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때가 왔다’라는 제목의 노래입니다. 이미 제목이 모든 말을 다 하고 있지 않나요?”

노래에 대한 호응이 좋아 곧 발매를 앞둔 7집 앨범에 이 곡도 수록될 예정이다. 통일천사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해당 단체에서 개최한 지역 행사, 세미나, 해외 연수 등에 참여해 온 그는 지난 2월 5일 통일천사의 홍보대사로도 위촉됐다. 

“제가 어떤 통일 운동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봤는데, 결국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더라구요. 제 노래로 통일의 희망을 알리고 통일 운동을 하는 분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06.jpg▲ 2월 5일 가수 민서연(오른쪽)씨가 백용기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공동상임의장으로부터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무리를 지어 곱게 피는 들국화처럼”

민 씨는 노래 만큼 좋아하는 것이 배움이라고 했다. 사회·경제 등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늦은 나이임에도 배움의 기회를 찾고자 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주로 최고위(AMP) 과정으로, 그동안 서울대(의과대학 산학정), 고려대(정책대학원·생명환경과학대학원), 동국대(행정대학원), 숙명여대(한중미래문화), 중국 칭화대 등 다분야의 강의를 들었다. 

“가수와 봉사활동을 다양하게 해 온 배경을 높게 평가받아서인지 모두 장학생으로 다닐 수 있었습니다. 젊을 때 누리지 못했던 배움의 기쁨이 뒤늦게 찾아온거죠.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들이 들려주는 사회 전반적인 이야기와 유익한 정보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최고위 과정을 흔히 네트워크의 기회로 삼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저는 배운다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두고 다녔습니다. 한국 사회에 대해 많이 배워가고 있는데 여전히 북한에 대해서는 잘 모르네요.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북한 사회에 대해서도 많이 탐구해보고 싶습니다.”  

그가 곧 공개할 7집 앨범에는 앞서 소개한 ‘이제는 때가 왔다’라는 통일 노래와 ‘들국화’(작사 신복동, 작곡 황선우, 편곡 정경천)라는 메인 타이틀곡이 실린다. 그는 타이틀곡 ‘들국화’를 “야생에서 환경적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곱게 피어나는 들국화처럼 힘겨운 인생에도 언젠가는 희망이 찾아온다는 것을 말하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거듭된 급성 질환을 이겨내고 배움을 통해 성장해 온 민 씨의 인생이 곧 들국화의 모습같기도 하다. 들국화는 항상 무리를 지어 피어나고 그 항도 은은하게 멀리 퍼지는 특성이 있다. 그의 삶과 들국화가 가진 꽃말처럼 언젠가는 이 땅에도 고난과 역경의 시간이 지나 희망이 도래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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